‘조선업 협력’ 콕집은 트럼프, 한국을 대중 견제 전초기지 삼을 가능성

박영우, 이근평 2024. 11. 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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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조선업을 콕 집어 협조를 요청한 건 중국의 ‘해양굴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언급은 미·중 패권경쟁의 무대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중국의 해군력에 밀린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6월 공개한 ‘초국가적 위협 프로젝트’ 보고서에서 중국 전함(234척)이 미 해군의 219척보다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고는 “일본·한국 같은 동맹이 중국의 수적 우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당장 선박 보수·수리·정비(MRO) 분야는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크다. 미국 입장에서 함정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건 법적 제한 때문에 어렵지만, MRO 분야에선 한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미 해군은 2025년 시범 사업으로 외국 조선소에 함정 수리를 맡긴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한국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성 장관이 지난 2월 방한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둘러봤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MRO 협력이 처음 거론됐다. 공동성명은 “양국 장관은 함정의 MRO 서비스 수행을 위해 최근 미 해군이 대한민국 조선소와 체결한 계약을 높이 평가했다”고 명시했다. 공동성명이 언급한 계약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업 최초로 한화오션이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함의 창정비 사업을 수주한 걸 의미한다. 군 관계자는 “예컨대 미 항공모함이 한국에서 MRO를 받고 인도·태평양은 물론 유럽에 작전을 나가는 모습을 미 해군은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MRO 사업을 시작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국내 조선사의 첫 미국 조선소 인수다. 한편 이날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5.13%, 21.76% 급등했다.

박영우·이근평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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