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명 인선 '트럼프 인수팀' 가동…"'장남·측근·'돈줄'이 핵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팀이 6일(현지시간)부터 사실상 공개 가동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측근들이 공개적으로 ‘충성심’을 인사 원칙으로 내세운 가운데,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원까지 장악하면서 트럼프는 의회 인준에 대한 부담 없이 원하는 인사를 내각과 정부 요직에 자유롭게 기용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러라고에 차린 인수위…‘실세’ 쌍두마차
인수팀은 트럼프의 거주지 마러라고 리조트가 위치한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인사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자신의 뜻에 맞는 인사와 정책 등에 대한 검증과 발탁, 결재까지 지근거리에서 속전속결로 진행할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 8월 인수팀의 공동의장직을 측근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과 금융회사 캐터 피츠제럴드의 대표 하워드 루트닉에게 맡겼다. 맥마흔은 정부 출범 직후 즉각 실행할 정책 분야를, 루트닉은 4000명에 달하는 새 정부의 인사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맥마흔 그룹은 무역·이민·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한 정책의 초안을 만들어왔고, 월가의 억만장자 루트닉이 방대한 분량의 인사 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까지 남은 75일간 상원 인준이 필요한 1500명을 포함한 총 4000명의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와 함께 트럼프가 “취임과 동시에 착수한다”고 밝힌 불법이민자 ‘추방 작전’ 등 주요 정책의 내용과 우선 순위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루트닉은 언론 인터뷰에서 인사 원칙과 관련 “트럼프와 그의 정책에 대한 충성심”이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진짜 실세…배후엔 ‘아들·돈줄·최측근’ 입김?
일각에선 인수팀이 가족 등 또다른 측근 그룹과 막대한 선거 자금을 지원한 월가의 ‘큰손’들에 좌우될 거란 말도 나온다.
인수팀에는 공동의장 2명 외에도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부통령 후보 JD밴스 상원의원이 상임고문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나의 역할은 실제로 사람을 고르는 것보다는 나쁜 사람들이 정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인사권과 관련한 최종 책임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또 루트닉이 인수팀 공동의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선 “트럼프를 지원한 월가의 사실상의 ‘대표’ 자격”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지 소식통은 “월가 큰손이 트럼프를 지원한 것은 일종의 투자”라며 “트럼프가 주요 경제 수장 인사와 관련해 ‘월가 등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을 기용한다’는 뜻을 반복한 것도 이런 역학관계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당장 루트닉부터 재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맥마흔의 배후로는 백악관 자문 기구 국내정책위원회 국장 출신의 최측근 브룩 롤린스가 지목된다.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롤린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 운영 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의 대표이고, 맥마흔은 AFPI의 의장을 맡고 있다. 맥마흔 역시 상무부장관 후보군에 올랐다.
다만 최측근들이 만든 인사 리스트 등이 그대로 실현될 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의 즉흥적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된 직후 대선 기간 인수팀을 이끌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돌연 경질하고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후보를 위원장에 앉혀 인사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하도록 했다.
트럼프는 펜스 전 부통령에게 강한 신뢰를 줬지만,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발생한 ‘1·6 의회폭동’ 사건 도중 부통령이던 펜스가 당연직 상원의장 자격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하는 투표 결과를 승인한 것을 계기로 펜스와도 갈라섰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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