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순국, 그러나 현장에는 안내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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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대통로 260 대구문화재단 건물은 대구시 유형문화유산이다.
일제가 건축한 대구 최초의 학교 건물이라는 점에서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대구중학교 교사 일부를 빌려 개교했다가 이내 현 위치에 본관 건물을 완공해 학교를 옮겼다.
지사의 출생일을 기리는 뜻에서 오늘은 '구 대구상업학교 건물'을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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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 기자]
▲ 서상교 지사, 독립운동단체 태극단이 활동했던 대구상업학교 건물 |
ⓒ 국가보훈부 |
대구상업학교는 5년제 10학급 입학 정원 100명(한국인 50명, 일본인 50명)으로 출발했다. 대구중학교 교사 일부를 빌려 개교했다가 이내 현 위치에 본관 건물을 완공해 학교를 옮겼다. 첫 졸업생 52명은 1928년 3월 7일 배출했다.
대구상업학교는 1951년 9월 1일 '대구상업고등학교'로 개칭되었고, 2003년 10월 15일 일반계인 '대구상원고등학교'로 다시 바뀌었다. 그 중간인 1984년 9월 22일에 달서구 상인동 1번지(월배로 241)로 학교 건물을 새로 지어 이전했다.
대구상업학교 최대의 독립운동단체 태극단
1942년 대구상업학교 학생 26명이 태극단(太極團)을 결성했다. "태극단"이라는 명칭만으로도 이 단체의 결성 목적은 가감없이 드러난다. 태극단 가담 학생들은 조국 광복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꿈꾸었다.
이들은 조국 독립에 헌신하기로 결의한 후, 일본군 입대 반대 유인물 배포, 독립정신 고취를 위한 학술연구 토론회 개최, 군사 서적 번역, 글라이더 및 폭발물 제조 연구 등을 추진했다. 이상호가 단장, 서상교가 체육국장, 김상길이 관방국장을 맡았다.
이들은 앞산 안일사에서 결성식을 개최하려다 참석자가 적어 포기하고, 다시 6월 6일을 기해 결성식을 가지기로 한다. 정보를 접수한 일제 경찰이 5월 23일 이상호를 체포한다. 이상호는 끝까지 자기 혼자서 일을 도모했다고 버티지만 일경이 집을 수색하자 천장에서 태극단원 명단 등이 발견된다.
모두 체포되어 혹독한 고문, 5명이나 순국
5월 27일 나머지 25명도 모두 체포된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악랄한 고문을 당한 이준윤이 먼저 순국하고, 이원현도 병보석으로 풀려난 뒤 사망하는 등 모두 4명이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다. 10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 있던 이상호도 광복 직후 순국한다.
서상교·김상길·김정진·이원현·윤삼룡 등 6명이 재판에 회부되어 10년~2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일제는 사건이 조선 민중들에게 줄 영향을 우려하여 비밀에 부쳤다. 태극단의 존재는 나라가 독립을 되찾고도 한참 뒤인 1963년에 들어서야 일반에 알려졌다.
안내판 하나 없는 독립운동의 현장
10대 나이로 옥중에서 또 풀려난 직후 고문후유증으로 순국한 사람이 5명, 2~10년 형을 선고받아 옥에 갇혀 지내다가 1945년 독립을 맞아 풀려난 사람이 5명인 태극단 의거!
하지만 태극단 투쟁 현장인 대구문화재단 건물 앞에는 한 마디의 '안내 말씀'도 없다. "1910년대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독립운동단체(제5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국정 국사 교과서)" 광복회 창립지인 달성토성에 안내판 하나 없듯이, 어쩌면 이렇게 똑같나 싶을 만큼 대구의 독립운동 현창 수준은 무성의 그 자체다.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따르면, 1923년 11월 7일 대구 남산동 407번지에서 태어난 서상교 지사는 "모진 고문을 당하다가 1944년 1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소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단기 5년, 장기 7년형을 선고받고 인천소년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던 중 1945년 8·15광복으로 출옥"하였다. 지사의 출생일을 기리는 뜻에서 오늘은 '구 대구상업학교 건물'을 찾아볼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국가 인정 독립유공자가 1만8천여 분 계시는데,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소개하려면 1500년 이상 걸립니다. 한 달에 세 분씩 소개해도 500년 이상 걸립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날, 의거일 등을 중심으로 '오늘의 독립운동가'를 써서 지사님들을 부족하나마 현창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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