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오늘 '밸류업 전략' 발표…임시주총 앞두고 여론전

최태원 2024. 11. 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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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모자의 난에 계열사도 가세
소액주주 표심, 임시주총 향방 가를 듯

한미약품 모자의 난이 1년 내내 이어지는 가운데 형제 측인 한미사이언스가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형제 측의 한미사이언스는 7일 오후 2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는 오는 28일 이사회 정원 확대를 두고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와 내달 19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기자회견에선 새로운 경영체제 구성 등에 대한 발표가 나올 것으로 추측된다. 형제 측은 지난 6월 모녀 측과의 경영권 경쟁에서 승리 후 '뉴 한미' 경영체제 구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차세대 성장 모델로는 '한국형 론자'를 제시하며 위탁개발생산(CDMO)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를 통해 '1조원 투자 유치, 1조원 순이익 달성'에 나서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모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송 회장의 아들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에 반발해 지난 3월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지분 대결에서 소액주주들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모녀 측에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형제 측의 입지가 다시 흔들리는 모양새다. 모녀는 정기주총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며 형제 편에 섰던 신동국 회장을 지난 7월 자신들 편으로 돌려세워 '3자연합'을 결성해 다수 지분을 확보했다. 신 회장의 결정에는 형제 측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지 석 달여가 지났음에도 상속세 문제, 성장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 등 당면한 과제에 대해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이달 1일 3자연합 지지를 선언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3월 형제 측의 승리 이후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에서 해임되는 등 가족 간 갈등도 끊이지 않는 가운데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결국 지지는 철회됐지만, 이날 열리는 기자회견도 흔들리는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소액주주의 표심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 양측 모두 안정적 과반 지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소액주주의 표심이 임시 주총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연합 측 48.13%, 형제 측 29.07%다. 3자연합 측의 승리도, 형제 측의 저지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분 6.04%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선임 안건에 모두 반대했고, 형제 측으로 승기가 기운 후인 한미약품 주총에서도 형제 측 이사 후보 중 임종훈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대한 만큼 3자연합 측의 편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형제 측은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날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 외에도 지난 4일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이 형제 측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소액주주 표심을 얻기 위한 여론전의 일환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은 지난 4일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행보를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계열사 대표단은 형제 측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3자연합은 지난 8월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한미약품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며 인사팀, 법무팀 신설 등 조직 개편 등을 단행했다.

지난 9월27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통과된 감액배당을 회사 측이 제안한 것도 형제 측의 소액주주 마음 돌리기를 위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감액배당은 회사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받는 배당으로 일반적인 배당과 달리 법인주주는 이익금에 산입하지 않고 개인주주는 배당소득에 포함하지 않아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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