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은둔의 영부인’ 멜라니아…4년전 미소도 화제

박은주 2024. 11. 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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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무표정에 ‘얼음 공주’로 불려
4년 전 백악관 떠날 땐 ‘활짝’
백악관 재입주 여부도 관심
지난 2020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 멜라니아 여사. 오른쪽은 2021년 백악관을 떠나며 포착된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 로이터연합, 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다시 ‘퍼스트레이디(영부인)’의 자리에 돌아오게 됐다.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난 지 4년 만이다. ‘트럼프 1기’ 때 자녀 교육을 이유로 백악관 입주를 미뤘던 멜라니아 여사가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1970년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4살 어리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모델로 활동했고, 1996년 미국으로 이주해 2년 뒤 뉴욕의 한 파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애 끝에 2005년 결혼하면서 그의 세 번째 부인이 됐다. 이듬해엔 아들 배런을 낳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멜라니아 여사. AFP연합뉴스


성공한 사업가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멜라니아 여사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이민자 출신 영부인이 됐다. 거침없는 언사를 내뱉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그는 ‘은둔의 영부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해왔다. 마약 퇴치와 어린이를 상대로 한 인터넷 혐오·차별 근절 캠페인 ‘비 베스트(Be Best)’로 독자 행보에 나서긴 했지만 대중 앞에 나서는 일은 드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직후 홀로 백악관에 입성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취임 이후 대통령 내외가 함께 백악관 관저에 들어가는 것이 통상적이었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아들 배런이 뉴욕에서 학교를 마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한 뒤 뒤늦게 백악관에 입성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백악관을 벗어나지 않아 당시 경호원들 사이에서는 애니메이션 여주인공 ‘라푼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방한 당시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 뉴시스


말은 아끼는 편이었지만, 모델 출신답게 패션만큼은 큰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취임식에서 선보인 스카이블루 색깔 슈트는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를 일군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제품으로, 애국주의와 글로벌리즘을 동시에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1960년대 복고풍 디자인으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동시에 패션 때문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허리케인 재해 지역을 방문하면서 굽이 높고 얇은 ‘스틸레토 힐’을 착용해 무신경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2016년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했을 땐 ‘난 상관 안 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고 적힌 재킷을 입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부모-아동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한 이후 이뤄진 방문이었던 탓에 이 의상은 더 큰 반발을 불렀다.

'난 상관 안 해'라고 적힌 멜라니아 여사의 재킷. AP뉴시스


‘불화설’도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를 끊임없이 따라다녔던 이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2017년 5월 이스라엘에 방문했을 때였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탁 쳐내는 모습이 포착돼 두 사람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10월 초 발간한 회고록에서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부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스킨십을 피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쳐내는 멜라니아 여사. 유튜브 'Politics Video Channel' 캡처


주로 무표정한 표정을 고수하는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의 영부인’ 외에 ‘얼음 공주’라고 불리기도 했다. 차가운 분위기를 풍긴다는 평가를 주로 받아왔기에 지난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의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당시 포착된 그의 표정은 큰 화제가 됐다. 마지막 연설에서 굳은 표정으로 울먹이기까지 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멜라니아 여사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보인 것이다. 평소 보기 드문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백악관 감옥에서 탈출하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지난 2021년 환한 표정으로 연설하는 멜라니아 여사. EPA연합


다만 보이는 것과 다르게 유쾌한 성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프랑스 영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지난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 “정말 재밌는 사람”이라며 “우리는 유머 감각이 비슷해 함께 많이 웃었다”고 전했다. 강단 있는 성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 CNN 기자는 2019년 저서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언제든 자신의 생각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고,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팔꿈치로 남편의 옆구리를 찌를 사람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다시 영부인이 되면서 그가 이번에 다시 백악관에 입주할지 여부도 큰 관심사다. 현지 언론들은 멜라니아 여사가 워싱턴DC에 상주하지 않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와 뉴욕을 오가며 지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의 ‘패션 정치’가 재개되고 비 베스트 캠페인도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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