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버터] "크리에이티브가 세상을 바꾼다"
김경신 파울러스 대표 인터뷰
광고업계에서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 말만큼 폭넓게 쓰이는 단어가 없다. 사전적 정의는 ‘창조적인’ 혹은 ‘창의적인 사람’이지만, 광고계에서는 다르게 쓰인다.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행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 과정을 이른다.
파울러스는 국내에서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표방하는 마케팅 전문기업이다. 창업 3년 차인 2018년부터 매년 국제광고제에서 상을 받아온다. 수상 목록을 살펴보면 기업 사회공헌이나 국제개발 사업, 공공 서비스를 다룬 캠페인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파울러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경신 대표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는 “제품 홍보를 넘어 사회적가치를 담은 브랜드가 어떻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고 했다. “광고를 단순히 제품 알리는 도구로 쓰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시대가 오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Q :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이 무엇인가.
A : “쉽게 말하면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전통적인 광고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사회문제 해결에 브랜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그걸 실현하는 게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이다.”
Q : 대중 맞춤형 마케팅을 말하는 건가.
A : “대중은 변하고 있다. 아니 이미 변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는 수신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도 창의적으로 진화해야 하고, 대중과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그냥 ‘좋구나!’가 아니라 ‘이게 뭐야?’하고 다가올 수 있게 말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해외 브랜드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호감도 그 결과라고 본다. 다만 국내에서는 그 부분이 약한 편이다.”
Q : 국내 기업들은 어떤가.
A :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른바 ‘나쁜 기업’의 제품을 불매하는 움직임이 강하고,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윤리적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업들도 실행 중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Q :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
A : “기획 단계부터 브랜드와 사회적가치를 연결할지, 가장 극대화하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찾는다. 필요하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안하기도 한다. 광고 캠페인은 마지막 결괏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 사례가 있나.
A : “예를 들어 국내 건설사와 협업한 ‘쉐어드 세이프티(Shared Safety)’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실제 공사 현장은 디지털 공간에 옮기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사회문제를 기술과 결합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사례였다. 지난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Q : 잘 만들어진 캠페인은 언젠가 사람들이 알게 되지 않나.
A : “정말 내실 있고 좋은 사업이 항상 대중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건 아니다. 특히 사회공헌 사업이 그렇다.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뻔해 보이기도 한다. 브랜드의 본질적인 가치를 사회적 책임과 효과적으로 연결 짓지 못해서다. 그걸 해냈을 때 영향력은 훨씬 커진다.”
Q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광고는 기존 광고와 무엇이 다른가.
A : “예를 들어, 독거노인 고독사 문제에 주목해 매일 우유를 배달하고 어르신 안부를 묻는 캠페인이 있다. 단순히 우유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프로젝트다. 소비자들은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에 더 호응한다.”
Q : 모든 브랜드에 사회적가치를 담을 수 없지 않나.
A : “아니, 가능하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은 없다. 사회적가치와 접점을 찾지 못했다면 고민을 덜 한 거다. 그게 아니라면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
Q : 사회공헌 사업을 직접 수행하기도 한다고.
A : “회사 설립 때부터 광고는 대중과의 소통이자, 문제 해결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네팔, 케냐, 우간다 등에서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에 참여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코이카나 국제개발협력 NGO와 함께 현지로 가서 아이들에게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교육을 진행했고, 산악 지역에 라디오 지국을 설치하는 사업도 했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특히 인력을 파견하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움도 있었지만,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우리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Q : 직원들이 잘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
A : “우리는 광고 제작사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파트너라고 직원들에게 말한다. 감사하게도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직원이 많다.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 시장은 열린다고 믿는다. 아직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커뮤니티에 기업들의 솔루션이 도달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펼치고 싶다.”
문일요 더버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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