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24) 친구 회사에 투자… 경영까지 맡았지만 뼈아픈 실패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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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대학교수인 친구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투자를 요청했다.
친구의 인품과 회사의 가능성을 믿었기에 나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회사의 파산을 마냥 놔둘 수는 없어 수차례 추가 투자했다.
자신의 돈을 투자해 시작한 회사와 남의 돈으로만 시작한 회사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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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없는 상황에서 투자금만 줄어들어
사장직 사임하고 의무감으로 추가 투자
한번은 대학교수인 친구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투자를 요청했다. 친구의 인품과 회사의 가능성을 믿었기에 나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미지솔루션스(ISI) 회사의 매각이 마무리되자 친구는 내게 회사 사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 분야에 관해선 별로 지식이 없었지만 회사를 키운 경험이 있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회사 연구에 들어갔어도 번번이 실패했다. 회사 기술진이 생각하는 것과 고객이 생각하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었지만 이를 좁힐 수 없었다.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투자 자금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고 추가 투자하기로 한 사람이 투자를 망설이기 시작했다. 비로소 투자의 위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인식했다. 더 이상 사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사장직을 사임했다. 그럼에도 회사의 파산을 마냥 놔둘 수는 없어 수차례 추가 투자했다. 재정적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 실패를 통해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 창업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배수진을 치지 않으면 안 된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돈을 투자해 시작한 회사와 남의 돈으로만 시작한 회사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일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실패해도 잃어버릴 게 없으면 꼭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만약 스스로 자본이 없어 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면 회사가 안정궤도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보수를 받지 않거나 받아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예정된 목표에 이르지 못할 경우 잃어버릴 것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실패해도 아프지 않으면 실패는 반복된다. 그 아픔이 크면 클수록 다시 실패하지 않는다.
둘째 창업자인 사장은 상품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객들의 반응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고객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만들어진 상품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차이를 감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수한 품질을 위해 노력하고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문제 발생 시 일꾼은 충분한 이유만 찾으면 되지만 주인은 해결책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셋째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많은 경영 서적은 큰 회사를 위해 만들어졌다. 모든 회사에 무조건 이를 적용하려고 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회사 실정에 맞게 일을 수행해야 한다. 큰 회사를 흉내 내서는 안 된다. 즉 경영에 관한 책을 밑줄 쳐 가면서 읽은 후 그것을 회사에 반드시 적용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점진적인 적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내 생각의 변화였다. 지금까지 교만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직 나는 비즈니스를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 아픔은 꽤 오래 지속됐다. 매일 100달러짜리 저녁을 먹어야 137년 걸리는 자본을 손해 봤는데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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