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이겨내야” 기후위기 속 ‘검은 금’ 김의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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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1시 전남 신안군 송공항에 물김을 실은 김 채취선 한 대가 들어섰다.
선상에 올라탄 3년 차 경매사 정모(66)씨는 물김 한 움큼을 떼어낸 뒤 한두 번 꾹 쥐어짰다 펴길 반복했다.
여기에 일본·미국 등 해외의 김 수출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김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관건은 기존 양식장에 더해 정부가 확대 허가한 신규 양식장에서도 김이 안정적으로 생산·수확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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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수 온도 상승에 생산 지장
수심 35m 이상 양식장 개발 중
고수온 버티는 품종 개발도 추진
지난 5일 오후 1시 전남 신안군 송공항에 물김을 실은 김 채취선 한 대가 들어섰다. 검은 작업복을 입은 선원 4명이 그물망에 김을 담았다. 선상에 올라탄 3년 차 경매사 정모(66)씨는 물김 한 움큼을 떼어낸 뒤 한두 번 꾹 쥐어짰다 펴길 반복했다. “꼬불이(곱창돌김 특유의 구불거리는 정도를 지칭하는 말)가 살짝 약하네잉”. 정 경매사의 손끝에서 이날 선원들이 싣고 온 김은 한 망(약 120㎏)에 59만원으로 책정됐다. 지금부터 내년 5월까지 수확되는 김들은 마른김 생산업자들에게 판매돼 내년 우리 밥상에 오른다.
‘검은 금(金)’으로 불리는 김이 기후위기 앞에 위기를 맞았다. 김은 생산·수확 시기인 10월~다음 해 5월 수온이 5~20℃이고 조류가 너무 세지 않은 바다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고수온이 오래 지속하면서 김 생산에 지장이 생겼다. 올해도 고수온 경보가 10월을 넘겨 해제되면서 첫 김 수확 시기가 조금씩 늦춰졌다. 신안군도 내년도 햇김이 지난해보다 약 8일 늦춰진 지난 3일 처음 위탁판매 됐다. 여기에 일본·미국 등 해외의 김 수출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김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다행히 최근 수온이 낮아지고 수확 초반기를 지나며 김 생산도 점차 안정되는 추세다. 관건은 기존 양식장에 더해 정부가 확대 허가한 신규 양식장에서도 김이 안정적으로 생산·수확되느냐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2700㏊ 규모의 김 양식장을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 완도군 외모도 지선을 중심으로 6명의 사업 대상자와 함께 외해 양식장 시험사업도 새롭게 펼치고 있다. 수심 35m 이상의 먼바다에서 김을 양식하는 사업이다. 수심 20~35m인 김 양식장 운영 범위를 넓힌 것이다.
사업 대상자이자 근처에서 6년째 김 양식장을 하는 김영수 방축어촌계장은 일단 희망적이다. 김 계장은 “신규 어장지인 데다 양식장들끼리 밀집해 있지 않아 외해 양식장 성과는 기존 양식장과 비슷하거나 더 좋을 수 있다”며 “성공적인 김 양식을 위해 어민들과 해수부가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 현재를 이들이 책임지고 있다면 기후위기 등에 맞서 한국 김의 미래를 쥔 곳이 있다. 해남군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는 양질에 성장이 빠르고 환경에도 강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는 연구 등을 수행한다. 고수온에 내성을 가진 방사무늬김 품종 개발도 추진 중이다. 허진석 해양수산연구사(박사)는 “정상 생장수온 밖에서도 생장할 수 있는 종자를 실내검증 단계까지 확인했다”며 “올해부터는 양식장에서 현장검증을 해 고수온 내성 형질을 확인하면 어업인들에게 신속하게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김이 오래도록 안정적으로 사랑받으려면 종자 생산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박사는 “종자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안=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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