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주의’ 외친 트럼프 컴백에… 한국차 초비상

문수정 2024. 11. 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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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격하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국 산업 우선주의, 대중국 견제 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폐지·축소, 관세 인상 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시절 전기차 의무 명령을 폐지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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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올리던 대미 수출 빨간불
10~20% 기본관세 부과 발등의 불
친환경차 전환 속도조절 필요성
美, 中 견제로 한국 반사이익 주장도
5일(현지시간) 기아가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자동차 튜닝 박람회 SEMA 2024에서 새로운 아웃도어 콘셉트카 ‘PV5 위켄더’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목적기반형(PBV) 콘셉트카로 모듈형 인테리어를 적용해 차량의 공간과 기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 제공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격하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국 산업 우선주의, 대중국 견제 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폐지·축소, 관세 인상 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도 변화와 불확실성을 맞게 됐다. 대미 수출로 실적을 올리던 현대자동차그룹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보편관세 적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후보 당시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기본관세 10~20%, 중국 수입품에는 60%를 관세로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709억 달러(약 99조원)고, 북미 지역 수출액은 370억달러(약 51조6000억원)에 이른다. 관세가 10%만 부과돼도 부담이 조 단위로 커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된 차는 무관세 혜택을 받아 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65만대를 판매했고, 미국 판매 차량 가운데 국내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에 이른다. 무엇보다 고부가가치 차종은 대부분 국내 생산이라 관세부과만으로도 수익성에 악영향이 생긴다. 현대차에 월 2000억~4000억원, 기아에는 1000억~20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한국기업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중국 부품을 한국산으로 대체하면 단기적으로는 한국기업이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에 따른 출혈경쟁이 우려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밀려난 중국이 신흥시장에 저가 공세를 펼치면 오히려 한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고전할 수 있다.

친환경차 전환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해졌다.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시절 전기차 의무 명령을 폐지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의 IRA 폐지 공약도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서는 다각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차 팔았다. 10월 한 달 동안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14만7613대를 판매했고, 하이브리드 비중은 14.7%로 뛰었다.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본·독일 등 주요 대미 흑자국과 협력하고, 민관이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며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에 우리 기업의 미진출, 투자 확대를 통한 고용과 경제 기여도를 강조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관계자는 “관세 인상 등 급격한 통상 정책 변화 시 경영 악화와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공급망과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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