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AI 협력 시대 내년 개막… 학생 맞춤형 교육 장점”

이도경 2024. 11. 7. 01: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취임 2년 맞은 이주호 교육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AI 교과서는 문제해결력과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학습 도구”라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역대 정부는 하나같이 ‘잠자는 교실을 깨우겠다’고 약속했지만 매번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온라인 강의로 미리 지식을 습득하고 수업에선 토론을 하는 ‘거꾸로 학습’,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젝트형 수업 등이 유행하기도 했다. 방식은 다양했어도 지향점은 동일했다. ‘학생 1대 1 맞춤형 수업’이다.

박근혜정부는 ‘꿈과 끼 교육’, 문재인정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란 구호를 내걸었지만 교사 한 명이 20~30명의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다. 학생 평균에 맞춘 수업은 공부 잘하는 학생에겐 여러 번 본 영화를 또 보는 지루함을, 기초학력 부족 학생에겐 좌절감을 안겼다. 그렇게 ‘교실 혁명’은 식상한 구호가 돼 버렸다.

2024년 다시 교실 혁명이 추진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인공지능(AI)과 교사가 협력하는 토대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가 취임 2년(7일)을 맞는 이달 AI 교과서 실물이 공개된다. 교육계 시험대에 서는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 부총리를 인터뷰했다. 그는 “학교 공부 방식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교과서 어디까지 왔는가.

“이달 말 교과서 검정 작업이 완료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쓰일 교과서 실물이 공개된다. 그간 프로토타입(시험판)만 공개했다. 실제 사용될 AI 교과서의 기능과 활용방식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조만간 공개한다(지난 5일부터 중학교 영어를 시작으로 공개가 진행 중이다). AI 교과서를 활용해 수업 혁신을 실천하는 선도교사 연수는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다른 교사 15만명에 대한 연수를 진행한다. 학교 3000여곳에 대한 컨설팅도 예정돼 있다. 학교에서 AI 교과서를 선택할 때 도움 되도록 체크리스트도 제공한다. 12월부터 학교에서 활용될 실제 AI 교과서 연수도 진행된다. 권역별 박람회 등을 통해 학부모에게도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AI 교과서가 수업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는 근거는.

“AI 교과서가 예상보다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은 수업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학교 영어 교과서를 예로 들면 AI가 회화를 어려워하는 학생, 문법을 어려워하는 학생을 분류해 학생에게 추가 학습이 필요한 부분을 알려준다. 지금은 교사가 학생 발음을 듣고 일일이 교정해주지 못한다. AI 교과서는 아이들의 발음을 교정해주거나 영작을 첨삭해 줄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어떤 점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방 탈출 게임으로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능을 탑재한 교과서도 인상적이었다.”

-사교육 대체효과는.

“사교육 감소는 부차적 효과로 본다. 교사와 AI가 협력하는 교실에서 학생들이 저마다 학습 속도에 맞춰 공부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교사가 학생들의 평균 수준에 맞추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에게 수업 속도가 맞춰지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수포자’ ‘영포자’가 생기는 중학교 시기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아이들은 사교육에 중독돼 있다. 대학생이 돼서도 사교육에 의존한다. 학생 맞춤형 교실이 이뤄지면 사교육 중독을 어릴 때부터 예방할 수 있다. 공부를 즐기는 평생학습자로 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디지털 과몰입 우려는.

“이달 말 교과서 실물이 공개돼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보시면 해소될 우려라고 생각한다. AI 교과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단순 소비용 기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AI 교과서는 교사 지도 아래 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 콘텐츠와 협력 학습을 통해 문제해결력과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학습 도구다. 멍하게 쇼츠 동영상을 보는 것과 차이가 크다. AI 교과서로 공부하면 학생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또 수업 중에는 허용된 사이트 외 접속이 제한되며 교사가 학습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교사 호응이 중요해 보인다.

“얼리 어답터(AI 교과서 선도교사)가 있고 이들의 수업을 보고 따라오는 분들이 있고, 마지막으로 따라오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를 충분히 고려해 (학교 현장에서 AI 교과서 활용을 늘리는) 로드맵을 짜야 한다. 처음부터 모든 교사들이 한꺼번에 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걸 안 하면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안 받는 아이들과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공교육이 해야 하는 일이다. 최대한 교사들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빨리 도입해서 지속적으로 연수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의대단체들은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학이 수시에서 정시로 모집인원을 이월하지 않거나 추가합격 제한으로 의대 모집인원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의대 정원은 정부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 의료인력 수급을 고려해 법령에 따라 정한다. 각 대학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입학정원에 따라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의대는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을 정시모집에 이월해 선발하겠다는 내용을 모집요강에 명시했기 때문에 모집인원은 이월될 것이다. 대학이 사전 공표한 전형계획 및 모집요강과 다른 방식으로 전형을 운영하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피해를 주고, 대학에 소송이 제기되는 등 입시 현장에 막대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