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정책 불확실성 커졌다…위험 관리에 만전 기해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중심주의를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방위적으로 중국과의 교역 관계를 축소·단절하는 ‘디커플링(de-coupling)’을 공약했다. 상품무역에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금융투자·연구개발 등 중국과의 전반적인 교류를 억제하는 내용이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미국 견제로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엔 부정적이다.
트럼프의 자국 중심주의는 한국 등 대미 흑자국을 향한 노골적인 통상 압력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444억 달러였고, 올해 1∼9월에도 399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한국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대미 수출액은 304억 달러(약 41조원), 전체 수출액은 448억 달러(61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종격투기 선수처럼 상식선에서는 예상하기 힘든 트럼프의 발언 전력으로 볼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나 재협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의 국익을 지키는 데 한 치의 흔들림도 있어서는 안 된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재정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미국 내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가치가 오를 수 있다. 달러 강세는 한국의 원화 약세와 이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일보다 17.6원이나 하락한 1396.2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세로 코스피도 약세였다. 고환율은 가계빚, 주택시장 불안과 함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대내외 거시경제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되돌리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의 약속을 믿고 과감하게 현지 투자를 감행한 한국 기업으로선 황당한 상황이다. 미국으로 간 한국의 첨단 기업은 경제·기술 동맹으로 격상된 한·미 동맹의 상징이란 점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정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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