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여친 둔기로 ‘퍽퍽’…“시력 나빠서” 살인미수 혐의 부인
잠자던 여자친구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위협만 하려다가 시력이 좋지 않아 우발적으로 때리게 됐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6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5시쯤 제주시 자신의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던 여자친구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3시간가량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폭행을 당한 여자친구가 “치료받아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119에 신고하는 척하면서 3시간가량 붙잡아뒀다가 뒤늦게 “여자친구가 1층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여자친구가 잠꼬대로 듣기 싫은 말을 해 겁만 주려고 어깨를 치려고 했는데 시력이 나빠 머리를 때리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무방비 상태에 있던 잠자는 연인 머리에 둔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범행 매우 불량하고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겁만 주려고 했는데 시력이 나빠 실수로 머리를 때렸다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주장을 하고, 경찰이 피해자를 상대로 강압적·회유 적으로 수사를 한 것 아니냐고 묻는 등 2차 가해도 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사단계부터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다만 살인의 고의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부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달라”며 “피해자와의 합의에 대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선고기일을 가질 예정이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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