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9년 구형된 송영길 "보복수사에 인생·영혼 털렸다"

김종훈 2024. 11. 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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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 공판 현장] 검찰 "책임 회피하며 반성 안해" 중형 구형... 내년 1월 8일 선고

[김종훈 기자]

 검찰이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 6월 법정에 출석하고 있는 송 대표의 모습이다.
ⓒ 권우성
검찰이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송 대표는 자신을 수사하고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2부가 김건희 여사에게는 압수수색조차 못하고 불기소한 사실을 지적하며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별건수사, 보복수사'를 주장했다. 선고는 내년 1월 8일로 잡혔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특가법 위반 혐의에 징역 6년 및 벌금 1억 원을,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정치적 외곽 조직으로 만들어 정치자금 수수를 주도했으며 기부를 유도해 후원금 한도 규제 회피를 위한 탈법 수단으로 삼았다"며 "조직적 범행을 통해 수수한 불법자금의 액수가 8억여 원에 이르고, 그중 일부는 기부자의 부정 청탁과 결부돼 4000만 원 상당의 뇌물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송 대표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하며 "경선 캠프 최고 책임자인 후보자로서 캠프 내 부외 자금의 필요성과 존재를 명확하게 인식했음에도 경선 과정에서 당선을 위해 부외 선거 자금이 수수되고 사용되는 것을 승인·용인했다"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가 기소돼 재판을 받은 혐의는 ▲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받았고 ▲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시설 청탁 명목으로 4000만 원을 받았으며 ▲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성만 전 의원과 사업가 김아무개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을 받아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과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했다는 것이었다.

한 시간동안 최후진술 열변 토한 송영길

피고인 최후진술에 나선 송 대표는 한 시간여에 걸쳐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가 준비해온 진술문은 A4용지 24쪽에 달했다.

송 대표는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제기를 할 수 없음에도 이 사건의 경우 반부패2부 10여 명 검사들이 별건수사, 인지수사부터 공소제기 및 유지를 담당해 검찰청법 4조를 정면으로 위배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먹사연은 정책연구조직"이라며 "먹사연의 회계에 대해서는 제가 보고받은 사실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금품 제공 혐의에 대해서도 "이미 대의원 투표가 진행되고 선거의 반이 지나간 날에 매표하겠다고 돈봉투를 나눠준다는 말이냐"라며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선거사무실에 누가 돈봉투를 갖고 오가겠느냐. CCTV도 찍히는데 (돈봉투를 갖고 온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 사건 기소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수사"라면서 "제가 지난해 7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을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등으로 고발하자 이틀 후 먹사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라고 주장했다.

최후진술 말미 송 대표는 "(검찰 기소로) 인생과 영혼이 털렸다. 세느강을 걷다 강물에 빠지고 싶은 우울증 겪었고,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파탄 상태를 겪었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25년 정치 인생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다고 생각한다. 송영길에게 다시 한번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선고를 준비하는 심경을 밝혔다. 재판장인 허경무 부장판사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을 향해 "판결에 대해 양측 모두 걱정이 많을 텐데 (재판부는) 사건이 생긴 대로만 판결하겠다"면서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공판기록을 반추하며, 열과 성을 다해 이 사건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고 판결을 하겠다. 다른 것은 영향을 받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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