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美 11·12월 잇따라 금리 인하”…한국은 ‘동결’ 전망
수퍼위크다.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오는 7일(현지시간)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등 빅 이벤트가 몰려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10곳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남은 두 차례 FOMC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 눈길을 끈다.
6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글로벌 IB 10곳 중 9곳은 Fed가 11월과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9곳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모건스탠리, JP모건, 노무라, 웰스파고, 도이치뱅크, TD뱅크,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ca) 등이다.
나머지 한 곳인 씨티그룹은 11월 베이비 스텝에 이어, 12월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택할 수 있다고 봤다.
상당수 IB가 미국이 단계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물가와 고용지표가 ‘양호하다’고 평가해서다.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2.3%)보다 소폭 웃돌았으나 2021년 2월(1.7%)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강조한 대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2%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최근 고용 성적표(일자리 증가 수)는 1만2000건으로 시장 전망치(11만3000건)의 10% 수준이다. 대형 허리케인과 항공사 보잉의 파업 여파다. 다만 실업률이 전월과 동일한 4.1%를 유지해 시장에선 일시적인 고용 부진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고용 수치는 잡음이 많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양호한 상태로 11월 회의에선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하 경로엔 변수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 선언을 하면서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무역 전쟁과 재정 부양책 등으로 시장 금리가 뛰고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 4시 30분 기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97.5%에 달한다. 12월 베이비스텝을 택할 확률은 68.6%다. 하루 전(79.6%)보다 기대치가 낮아졌다.
시장에선 미국이 이달 금리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이달 28일 ‘동결’을 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물가 오름세가 완화되고, 가계부채 증가 폭은 축소됐지만, 10월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경기침체 가능성에 “침체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재정을 통한 전면적인 경기 부양은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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