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서 '상용차' 뗀 타타대우…내년 준중형 전기트럭 출시
내년 상반기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 출시
타타대우상용차가 사명을 타타대우모빌리티로 바꾸기로 했다. 국산 유일 상용차 전문 제작사로 1995년 대우상용차로 첫발을 뗀 지 30년 만이다. 차량 판매를 비롯해 이동수단과 관련한 종합 서비스까지 아우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사장은 6일 군산 본사에서 "30년 전통을 토대로 리브랜딩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에 적합한 새 비전과 메시지를 제시하겠다"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이동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대우그룹은 80년대 후반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상용차 사업을 독립, 대우중공업에서 전담토록 했다. 1993년 전북 군산에 전용공장 공사를 시작해 1995년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대우가 내놓은 ‘차세대 트럭’은 처음으로 로열티 없는, 즉 국산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대형 트럭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외환위기로 대우그룹 해체 후 상용차 사업도 정리수순에 들어갔다. 상용차 사업은 대우중공업에서 다시 대우차로 이관됐다. 정부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승용차 부문과 버스 부문, 상용차 부문을 각각 매각하기로 했다. 2003년 인도 타타그룹 산하 타타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듬해 3월 타타대우상용차로 이름을 바꿔 새출발했다. 타타그룹 차원에서도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한 건 대우상용차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 따른 첫 번째 프로젝트로는 내년 상반기 내놓을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을 이날 취재진에 공개했다. 승용모델은 물론 소형 상용차급인 1t 전기트럭, 버스 등은 배터리 전기차 모델이 있다. 준중형급 이상 상용차 가운데 전기트럭은 기쎈이 유일하다. 현대차도 준중형급 전기트럭을 개발했으나 전량 수출하고 국내에는 따로 출시하지 않는다.
기쎈은 이 회사가 그간 내놓은 트럭 라인업 ‘쎈’ 시리즈 연장선에 있다. 기본 차체는 내연기관 준중형 트럭 ‘더쎈’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유럽산 모터 시스템을 적용하는 한편 배터리는 고객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고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대형 트럭의 경우 고객이 쓰는 용도에 따라 제원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점을 감안, 배터리 용량을 다양하게 해 출시하기로 했다. 크게는 장거리형과 단거리형 모델로 출시하고, 각 모델에서도 배터리셀 타입을 리튬인산철(LFP)·삼원계(NCM) 배터리를 고를 수 있게 했다. 승용차가 통상 장거리형 모델에 NCM 배터리를 쓰는 것과 달리 LFP 배터리를 써 항속거리를 늘렸다. 승용차에 비해 3~4배가량 많이 들어가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다.
배터리는 최고 300㎾h급으로 내부 시험결과 한 번 충전으로 480㎞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출력은 250㎾(335마력), 토크는 862Nm(88㎏f·m)로 해외 경쟁업체 모델과 비교해 더 나은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밖에 내년 중 수소를 직접 연소하는 엔진을 장착한 수소 내연기관 트럭도 내놓기로 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한 엔진을 쓴다.
관건은 정부 보조금이다. 준중형 내연기관 트럭이 6500만원 전후에 파는데, 비슷한 급 전기트럭은 이 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김 사장은 설명했다. 시장에서 팔기 위해서는 차이를 메꿀 수 있도록 보조금이 필요한데 현재 보조금은 소형 상용차, 트럭은 수소연료전지 트럭에만 지급된다. 김 사장은 "현재는 보조금 지침·규정이 없지만 내년 출시 시점에 맞춰 정부에서도 준비할 것으로 본다"며 "상용차가 주행거리가 긴 만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서는 다양한 상용차에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로는 우선 내수·수출 합산 1만대 판매를 내걸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501대, 매출은 1조100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2028년까지 국내외 판매량을 1만4000대로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내놨다. 전기차 비중은 10%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타타그룹은 다른 외국계 회사와 달리 한 번 인수합병하면 되판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전기차 개발과정에서도 인도 타타자동차와 다양한 방면에서 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 제재로 러시아 수출물량이 줄었으나 최근 일부 국가에서 반조립제품(KD) 사업 승인이 나서 해당 물량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군산=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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