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58% 올렸는데 고객 더 늘었다…쿠팡, 분기 최대 매출
구독료 58% 인상에도 ‘탈팡’(쿠팡 탈퇴)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부터 기존 회원의 월 구독료도 58% 올린 쿠팡이 인상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활성고객 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비용 부담에 탈퇴하는 고객을 뜻하는 ‘탈팡족’ 보다는 멤버십 유지를 택하며 구매를 늘린 고객이 더 많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매출도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의 지주사인 쿠팡 Inc가 6일(한국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10조6900억원(78억6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늘어 역대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분기 평균환율 1359.02원을 적용했다. 영업이익은1481억원을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2021년 기업공개 이후 공개한 15개 분기 실적 가운데 14개 분기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매출이 늘었다”며 쿠팡이 3년 연속 고속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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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객은 결제액 더 늘었다
쿠팡은 지난 8월 7일부터 기존 와우멤버십 고객의 월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다. 3분기 실적부터 멤버십 요금 인상 분이 처음으로 매출에 반영된 것이다.
김범석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의 활성고객 수는 기존 고객의 지출 확대에 힘입어 11% 성장했다”고 답했다. 3분기에 1회 이상 쿠팡에서 구매한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직전 2분기(2170만명)보다 80만명 늘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318달러(약 43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직전 분기(309달러)보다도 증가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하더라도 2분기보다 물건 구매자도, 구매 금액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에 따르면 유료회원인 와우회원의 구매 빈도수는 비회원의 9배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가 멤버십 비용 인상에 따른 신규 유입·탈퇴 고객의 수를 직접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쿠팡은 와우회원 수를 매년 말 연간 1회 공개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와우회원은 1400만명이었다. 활성고객 수 증가는 멤버십 요금 인상에도 기존 고객 이탈이 많지 않았고, 신규 회원의 유입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충성고객은 지출을 늘리고, 와우 멤버십의 다양한 가치를 알아보는 회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쿠팡은 멤버십 비용 인상으로 인한 매출이나 영업이익 증가 효과는 미미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쿠팡은 “3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 동기(1.41%) 대비 수익성 지표는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3분기에 본격화된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혼자만 크는 쿠팡, 앞으로도 더 큰다?
알럭스처럼 로켓배송 상품 판매를 포함하는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한국 총 리테일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보합세를 보였는데, 쿠팡은 같은 기간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이 20% 늘었다”고 비교했다. 한국의 온·오프라인 소매 시장은 정체했지만 쿠팡 상품 매출은 20%나 늘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거대한 커머스 시장에서 미개척 부분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고객 선택지를 확대해 고객의 선택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쿠팡 고객들은 쿠팡에서 다양한 품목을 구매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쿠팡이 제공하는 20개 이상 상품 카테고리 중 9개 이상에서 구매해본 고객은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8개 이내의 카테고리에서만 구매하는 나머지 75%의 구매 범주를 넓힘으로써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장은 “우리는 아직 가장 오래된 고객 코호트(집단)를 포함한 고객들의 잠재 소비를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신사업 부문 적자 크게 줄여
쿠팡은 파페치와 쿠팡이츠의 성과를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파페치는 이번 분기 조정 에비타 손실 27억원(200만달러)을 기록해, 지난 2분기(424억원·3100만달러)보다 크게 줄였다. 김 의장은 “파페치는 연말로 목표했던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이번 분기에 달성했다”며 “내년에는 파페치와 쿠팡의 시너지 효과 같은 다른 기회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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