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30 투표장에 몰렸다…6시간 긴줄, 피자 먹고 보드게임도
미국 대선의 투표 열기가 뜨겁다. 일부 지역에서 투표일인 5일(현지시간) 오후가 되자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몰려들면서 몇 시간씩 대기하는 기현상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7대 경합주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선 2030 세대가 투표소에 몰려드는 분위기가 확연했다. 사우스베들레헴의 투표소에선 한때 6시간을 기다려야 투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2030 세대 유권자들이 투표소 밖에서 피자를 먹거나 보드게임을 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일부 투표소에선 투표 직후 나눠주는 ‘투표 완료(I Voted)’ 인증 스티커가 동나기도 했다.
투표 종료 2시간을 남겨둔 오후 6시쯤에도 수백 명의 줄이 계속 이어지자 "투표 마감 시간을 연장해달라"는 요청도 빗발쳤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사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 선거법에 따르면 투표 종료 시간(오후 8시)까지 투표소 대기 줄에 서 있는 유권자들은 전부 투표할 수 있다.
대학생 네이트 바워(19)는 "투표소 건물을 빙 둘러싸고 있는 대기 줄의 끝을 찾는 데 어려울 지경이었다"며 "시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투표해야 한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밀려드는 유권자에 펜실베이니아 노샘프턴 카운티에선 투표기 3대가 추가로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대학생 사라 모건(19)도 현지 매체에 "고향은 플로리다이지만, 일부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투표했다"며 "여기서 던지는 한 표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폭발 위협 소동으로 투표소 일시 폐쇄
또 다른 경합주인 조지아에선 여론조사 업체 직원이 유권자와 투표 관련 언쟁을 벌이다 폭탄 위협 우편을 발송해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외에도 조지아·미시간·위스콘신 등 경합주 내 일부 투표소에서 폭발 예고가 잇따르면서 투표소가 일시 폐쇄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투표소에서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FBI에 따르면 가짜 폭발 위협 e메일은 러시아에서 발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공화당)도 "(폭발 소동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WP에 따르면 조지아 내 풀턴 카운티 등 투표소 12곳은 관계자들이 일시 대피하면서 약 30분간 문을 닫았다. 해당 카운티는 투표 중단 시간만큼 투표 시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는 "특정 후보를 찍은 투표 용지가 자동으로 나오는 투표기 오작동에 대한 90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는 내용의 FBI 사칭 동영상도 유포됐다. 또 이를 유력 언론사의 실제 보도인 것처럼 조작한 가짜뉴스 영상도 돌았다.
"가자 전쟁 실망" 백지 투표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한 애리조나에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역 고용이 많지 않다"는 불만을 쏟아내며 투표에 나서기도 했다. 미시건에선 아랍계 유권자 일부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실망감을 표하며 '백지 투표(무효표)'를 던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레바논 출신 알리(62) 부부는 "가자지구 상황을 보며 4년 전 바이든에게 투표한 내가 학살에 가담한 것 같아 죄책감을 느낀다"며 "민주당에 교훈을 줄 필요가 있어 (무효표를 투표함에 넣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정당세가 뚜렷한 지역에선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특정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저녁 워싱턴 DC에 있는 모교인 하워드 대학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볼 예정인 가운데, 지역 경찰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캠퍼스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하워드대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학으로 '흑인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곳이다.
하워드대 학생 빅토리아(19)는 "(해리스의 행동은) 해리스의 뿌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해리스 당선이 확실하며, 이는 하워드의 자랑이자 기쁨"이라고 WP에 말했다. 해리스는 지난 3일 격전지인 미시간에서 우편으로 사전투표를 마쳤다.
트럼프는 5일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 인근 스포츠 클럽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투표소에는 백인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경합주인 네바다의 라스베이거스에선 개표 시작 전인데도 옥외 전광판에 "트럼프 우세"라는 자막이 흘러 눈길을 끌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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