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 격파한 조호르, 그 중심엔 '무명 수비수' 박준형 있다
[곽성호 기자]
▲ 조호르 다룰 탁짐에 패배한 울산 HD |
ⓒ 한국프로축구연맹 |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는 5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말레이시아 조호르의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스테이지 4차전에서 3-0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울산은 조 최하위를 유지했고, 4연패와 4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전반 초반 조호르에 분위기를 헌납한 울산은 빠르게 흔들렸다. 결국 전반 7분 보야니치가 김영권에게 패스하는 과정에서 볼이 끊겼고, 이를 가로챈 조호르 아이만이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 득점을 만들었다. 울산도 빠르게 반격에 나섰다. 전반 10분 루빅손이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고 주민규가 돌려놨지만, 빗나갔다. 전반 21분에도 루빅손이 좌측에서 과감한 돌파 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기록했으나 골대 위로 벗어났다.
울산은 부상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전반 33분에 상대와의 경합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김영권이 주저앉았고, 결국 황석호랑 교체됐다. 분위기가 끊긴 울산은 전반 42분과 43분에 아이만에 위협적인 슈팅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막판에는 아타루가 크로스를 올렸지만, 조호르 박준형이 막았고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임종은을 투입, 4백에서 3백으로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교체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울산은 후반 6분 윤일록이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조호르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7분 무릴로가 인상적인 돌파로 골문 앞까지 도달했지만, 황석호가 막았다. 후반 14분 교체 투입된 조호르 베르그송이 위협적인 돌파 후 슈팅을 날렸지만, 조현우가 막았다.
후반 20분에도 조호르 인사에 왼발 슈팅을 허용하며 연이어 위기를 맞았고, 결국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2분 아리바스의 슈팅을 보야니치가 막는 과정에서 굴절된 볼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조호르의 분위기는 이어졌고, 후반 25분 베르그송이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조현우가 막았다. 이후 기세를 내준 울산은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42분 베르그송이 강력한 슈팅을 날리며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이렇다 할 장면이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종료됐다.
▲ 조호르 다룰 탁짐 박준형 |
ⓒ 한국프로축구연맹 |
1993년생 중앙 수비수인 박준형은 어린 시절, 포르투갈 무대에서 활약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유럽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고, 2018시즌 수원 삼성으로 이적하며 국내 무대에서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조성진(은퇴), 민상기, 구자룡, 양상민(은퇴), 고명석 등 뛰어난 자원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공식전 2경기 출전에 그쳤고, 결국 홍콩 키치로 떠나야만 했다.
이후 홍콩을 거쳐 태국 랏차부리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2년간 64경기에 출전한 박준형은 기량을 인정받아, 지난 8월 조호르에 입단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리그에서는 외국인 출전 규정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에서는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실력을 뽐냈다. 특히 상하이 하이강-상하이 선화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일정에서 박준형은 압도적인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팀이 승점 4점을 획득하는 데 도왔다.
이번 울산과의 맞대결에서도 박준형은 빛났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격한 박준형은 경기 내내 주민규, 루빅손, 김민우, 이청용과 같은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틀어막는 데 성공했다. 뛰어난 위치 선정과 빌드업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전반 막판 아타루가 올린 위협적인 땅볼 크로스를 막아내는 태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경기 세부 기록도 눈에 띄었다. 풀타임으로 경기장을 누빈 박준형은 패스 성공률 92%, 롱패스 성공 3회(5번 시도), 볼 회복 2회, 볼 경합 성공 3회, 공중 볼 경합 성공률 100%를 기록, K리그 최고의 팀인 울산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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