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尹, 모든 게 자신 탓이란 인식 필요…野추천 총리 고려를" [임기반환점 인터뷰]
박성민 정치컨설팅민 대표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반환점을 맞아 지지율 20%가 붕괴된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에 “2022년 대선 때의 선거연합을 무너뜨린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결별 등으로 대선 때 우군이던 중도·리버럴·20·30세대가 이탈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위기에 빠진 윤 대통령의 선결 과제로 ‘지지율 30% 복원’을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7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모든 게 내 탓’이라는 태도로 사과하고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야당에 총리를 추천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Q : 현 시국을 ‘레임 덕’(Lame duck·권력 누수를 맞은 대통령)을 넘은 ‘데드 덕’(Dead duck·사실상의 권력 공백)에 비유했다. 임기 전반기 지지율 20%대 대통령이 처음은 아닌데.
A :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지지율이 20%대 이하로 내려간 적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20% 아래로 간 적이 있다. 하지만, 두 대통령은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전반기에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태로 임기를 마쳤다. 여소야대로 임기를 마칠 윤 대통령과는 상황이 다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외부로 나가면 안 되는 기밀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건 말기적 현상인데 임기 절반도 안 넘긴 시점에서 나타났다.”
Q :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 “한두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①상징자본('공정과 상식') 붕괴 ②극단적 우향우 ③김건희 여사 ④선거연합 해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상징자본을 획득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 문제와 이후 당정 문제에서 그의 상징자본이 붕괴했다. 극우 논란 인사 임명도 중도층이 떠나는 데 영향을 줬다.”
Q : 가장 큰 요인을 꼽자면.
A : “선거연합 해체다. 2022년 6·1 지방선거 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초중반대였다. 그런데 지방선거 승리 후 윤 대통령이 곧바로 한 것이 여당 대표를 내쫓는 작업이었다. 역사적으로 대통령이 무너지는 계기는 대선승리를 만들어 준 연합을 스스로 해체할 때였다. 자기가 앉아있는 의자 다리를 스스로 톱질하는 셈이다.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선 후 안철수·유승민 등 중진을 내쳤고, 지방선거 후에는 세대 연합으로 상징되던 이준석 대표를 축출했다. 이런 마이너스 정치를 통해 외연이 급격히 축소됐고, 대선에서 표를 줬던 수도권·중도층·젊은 세대도 떠났다.”
Q :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나.
A : “여러 번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대선 승리 후 충청권을 대표하는 JP(김종필), 대구·경북 세력을 상징하는 민정계를 쳤다. 1990년 민주자유당을 만들었던 3당 합당의 양축을 무너뜨린 거다. 정권 기반이 약해졌고, 이후 아들 현철씨 문제 등 위기 때마다 취약성을 드러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을 만들어 호남을 배제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2004년 총선을 승리했지만, 이후 호남이 외면하자 재보궐 선거에서 연패하면서 정권이 기울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임기 시작부터 끝까지 여소야대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훨씬 나쁜 환경이다.”
Q : 한동훈 대표의 역할은 어떻게 보나.
A : “사실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특별감찰관은 이미 효과가 사라졌다. 윤 대통령의 양해 없이 특검안에 찬성하면 보수 분열의 책임론에 휩싸일 거고, 반대하면 여론의 지탄을 받게 된다. 결국 풀어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과 친윤은 ‘대선에 간신히 이긴 것은 이준석, 총선에 패배한 것은 한동훈 때문’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위기의 근본 원인이 윤 대통령과 친윤이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총선 패배, 윤심(尹心)과 어긋난 여당 대표(한동훈)의 당선 등 민심의 경고등이 계속 울리지 않았나. 보수가 궤멸하게 됐는데 누구 하나 책임감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7일 회견이 중요하다.”
Q : 7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화두를 내놔야 하나.
A : “일단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는 인식과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김 여사 사과와 대통령실 전폭 쇄신이 나와야 한다. 최소한의 조건이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대응 수준을 보면 현재 대통령실의 기능은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다. 남은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용산 보좌진은 교체해야 한다.
Q : 남은 후반기에 시급한 과제는.
A : “일단 지지율 30% 복원에 집중해야 한다. 10~20%대 지지율은 보수층에서도 외면한 결과다. 김 여사 문제뿐 아니라 향후 어떤 위기도 감당하기 어렵다. 또한 여소야대 환경이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독재할 게 아닌 이상엔 결국 제1당의 협조를 얻어야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차기 총리 후보군에 대해 야당의 동의나 추천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정국을 전환할 카드로 개헌 논의를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2032년은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기 때문에 개헌의 적기다. 함께 준비해 나가자고 제안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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