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23) 세계 금융위기에 큰 손실… 회복 어려워져 회사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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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 위기는 우리 회사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회사의 주 고객층은 대부분 제약회사였는데 그들이 금융 위기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해 회사는 매출액 10% 정도 손실을 봤다.
CSC(Computer Science Corporation)에서 우리 회사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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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식의 40% 정도를 나눠주고
매각하며 생긴 금액의 상당 부분은
자선단체 그레이스채리티재단 기부
2008년 금융 위기는 우리 회사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회사의 주 고객층은 대부분 제약회사였는데 그들이 금융 위기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두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것과 다른 종류였다. 그해 회사는 매출액 10% 정도 손실을 봤다. 이는 평균 20~30%의 이익을 낸 지난해에 비하면 큰 손실이었다.
위기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회사가 큰 수익을 남겼을 때 나는 이익 40%를 직원들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회사 성장을 위해 재투자한 상태여서 가진 현금이 별로 없었다. 이런 위기가 올 것이라고는 예상치도 못했다. 2009년 노력 끝에 더 이상의 손실은 없었지만 지난해의 손실을 회복할 수 없었다. 회사를 팔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했다.
2010년 봄이었다. CSC(Computer Science Corporation)에서 우리 회사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회사가 제안한 금액은 내가 생각했던 금액에 미치지 못했다. 나는 제안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CSC 측은 전략적 가치를 추가한 가격을 제시했고 결국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합병 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6개월 정도로 생각했던 기간에 3개월이 더 걸렸다. 제일 큰 문제는 회사를 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직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시간은 내게 고통의 시간이었다. 나는 수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나는 최고경영자(CEO) 업무만 담당하기로 했다. 합병 이후에는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드디어 2010년 12월 23일. 18년 이상 지내온 이미지솔루션스(ISI)는 그렇게 마지막을 맞았다. 나는 회사 주식 40% 정도를 회사를 위해 헌신한 주요 직원에게 나눴다. 총 74명이 합병을 통한 혜택을 받았으며 그중 6명은 100만 장자의 명단에 들어갔다. 그리고 회사 주식으로 인해 조금의 혜택도 받지 못한 직원을 상대로 감사의 엽서와 함께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인사였다.
회사를 판매하면서 생긴 금액 상당 부분은 앞서 설립한 개인 자선단체 그레이스채리티재단에 기부했다. 우리 가족 소비 패턴으로 보아 그 돈을 다 쓰고 죽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선교와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이전 회사에 근무한 직원들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내가 회사를 매각한 시기는 50대 중반이었다. 어찌 보면 조기 은퇴를 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내게 최적의 상황이었다. 경제적인 여유뿐 아니라 육체적인 힘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선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그 힘이 아직 남아 있었다. 회사를 설립하고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진 10년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후에도 최소 15년은 내가 할 일이 충분히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은퇴를 80세까지 연기한 셈이다. 실수가 실수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이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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