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투표 시작…뉴햄프셔주 첫 개표마을에선 3대 3
미국 47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한국 시간으로 5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5일 0시) 시작됐다.
첫 투표가 이뤄진 곳은 미 북동부 뉴햄프셔주 북단의 캐나다 접경에 있는 작은 마을 ‘딕스빌 노치’ 제1 투표소였다. CNN에 따르면 이곳에선 4명의 공화당원과 당적을 밝히지 않은 2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는 시작된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 끝났다. CNN은 개표 결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3표를 득표해 동률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딕스빌 노치는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가 대결한 1960년부터 60년 넘게 미 대선의 첫 테이프를 끊어온 곳이다. 뉴햄프셔주에는 주민 100명 미만의 지자체는 오전 0시(자정)에 투표를 시작해 결과를 곧바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대통령 선거일 0시에 투표소 개소 직후 유권자들이 모여 곧바로 표를 행사하고 결과를 집계해 발표해왔다.
딕스빌 노치 유권자들은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는 모두 민주당을 지지했다. 2016년 대선에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4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2표를 얻었다. 4년 뒤 2020년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5표, 트럼프 후보는 ‘0표’의 굴욕을 안았다. 뉴햄프셔 현지 방송사 WMUR에 따르면 지금까지 딕스빌 노치에서 몰표를 받은 후보는 1960년 리처드 닉슨 후보와 2020년 조 바이든 후보 둘 뿐이었다.
딕스빌 노치에서 이번에 3대 3의 동률이 나온 것은 이번 대선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초박빙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이 마을 유권자인 톰 틸럿슨(79)은 투표 후 양당 후보가 동률을 기록한 결과에 대해 “전국적인 추세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미국 대선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7시부터 6일 오후 3시까지 미국 전역에서 약 20시간 동안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첫 투표 마감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8시다. 최종 마감은 6일 오후 3시다.
미국 대선은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방식을 택한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선 선거 후 나흘째에 조 바이든의 당선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엔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두 후보가 7대 경합주(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미시간·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데다, 각 주(州)별 개표 절차가 제각각이라서다.
우편투표 급증도 이유다. 지난 3일 기준 우편투표 유권자는 약 3534만명(2020년 투표자의 23%·투표소 도착분 기준)이었다. 애리조나의 경우 AP통신은 이곳에서 개표 완료가 최장 13일이 걸릴 것으로 봤다. 지역이 넓고 선거일 이후 최대 5일까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수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놔서다.
박빙으로 269명 대 269명으로 동률이 되면 차기 대통령은 내년 1월 연방 하원 투표에서 결정된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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