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왜 '중징계'인가? 축구협회가 '회장님' 징계 안했을 때 대책은?

셰이크 살만 AFC 회장(왼쪽),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이유와 축구협회가 이행하지 않았을 때의 대책에 대해 밝혔다.

5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최현준 감사관이 브리핑했다.

문체부는 총 27건의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했다며 이에 대한 문책(징계), 시정, 주의를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정 회장의 징계다. 4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의 거취, 즉 차기 회장과 관련이 깊은 문제라서다. 정 회장은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대상이 된 3명 중 한 명이다.

자격정지 이상이란 제명, 해임, 자격정지 셋 중 하나를 뜻한다. 문체부는 "축구협회 규정에 보면 제명, 해임, 자격정지 등이 공무원으로 치면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 셋 중 축구협회 공정위원회에서 선택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공무원 징계령을 보면 감사에서 경징계와 중징계를 구분하게 되어 있다. 물론 축구협회가 공무원 조직은 아니지만 이에 준해서 경징계와 중징계로 나눴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중징계를 받은 이유는 크게 감독선임과 사면 두 가지 문제 때문이다. 이에 대해 추가로 설명한 문체부는 "중징계를 요구한 이유를 말씀드린다. 축구협회 회장은 협회를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그 누구보다도 축구협회의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고 이사회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감사결과 보고서에 있듯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스스로 규정을 위반하는 개입을 했다.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사면 과정에서 대한체육회의 사면규정 폐지를 안내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추진했다.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그 양은 적어도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문체부의 요구가 잘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징계를 해야 하는 기관은 축구협회 내 공정위원회다. 정 회장의 영향권에 있는 공정위원들이 '회장님'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긴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서형권 기자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서형권 기자

김정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서형권 기자

이에 대해 문체부는 징계를 단순히 권고하는 게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며 이 둘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가 국민의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경우 문체부 차원에서 축구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때까지 국민의 염원을 담아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이야기했다.

문체부가 이야기한 모든 정책수단에는 재정적인 압박도 포함된다. 일단 적절한 이행이 안 됐을 경우 이행감사를 더 할 수 있다. 또한 브리핑 중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 제한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과 더불어 김정배 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역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았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