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 뽀빠이석 훔치려다 '쿵'…한밤 한라산서 12시간 삽질한 도둑 결말

한영혜 2024. 11. 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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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한라산국립공원 내 계곡에서 절취된 약 4t 규모의 자연석(왼쪽)과 자연석이 박혀있던 자리. 사진 제주도 자치경찰단

한밤중에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인근에서 자연석을 캐서 훔치려던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70대 남성 A씨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공범인 50대 남성 B씨는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 7월 21일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중장비를 동원해 한라산국립공원 인근 계곡에 있는 높이 1.5m, 무게 4t가량의 자연석 1점을 캐낸 혐의를 받는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A씨는 먼저 범행 장소로 가 전기톱 등으로 주변 나무를 잘라 차량 진입로를 만들고 B씨를 불러 함께 권양기, 도르래, 로프 등 장비를 이용해 이튿날 새벽까지 약 12시간 동안 자연석 1점을 캐냈다. 특히 이들은 야간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 숲길로 다니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은 캐낸 자연석을 1t 트럭에 실어 운반하던 중 약 150m 떨어진 등산로에 떨어뜨렸다.

이들은 날이 밝아오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달 24일 등산객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자치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 CCTV가 없어 범행 추정 시간대 자동 차량 인식 장치(AVI) 등에 찍힌 차량 5200여 대 분석, 통화내역 1600여 건과 통신기지국 대조, 타이어 윤적 감식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자연석을 훔쳐 되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조경업자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훔친 자연석은 구멍이 숭숭 뚫린 이른바 ‘뽀빠이석’으로 가공하면 많게는 수천만원에도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개인 이익을 위해 환경자원을 사유화하려는 행위는 엄중한 범죄”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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