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30득점' 김단비, 말릴 수 없는 '득점본능'

양형석 2024. 11. 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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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4일 삼성생명전 30득점 12리바운드 맹활약, 우리은행 73-65 승리

[양형석 기자]

우리은행이 안방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BNK전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우리WON은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홈경기에서 73-65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5-18로 크게 뒤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우리은행은 1쿼터 후반부터 추격을 시작해 3쿼터에서 역전에 성공했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드를 지키면서 하나은행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2승1패).

우리은행은 한엄지가 5득점9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스기나와 나츠키도 9득점2어시스트2스틸로 좋은 활약을 했다. 우리은행은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이번 시즌 에이스에 대한 의존이 매우 커졌는데 다행히 이 선수는 에이스 역할이 매우 익숙하다. 바로 삼성생명전 30득점12리바운드2어시스트3스틸2블록슛을 포함해 개막 후 3경기 연속 30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김단비가 그 주인공이다.

박지수 없는 시즌, 1인자 노리는 선수들
 김단비는 주전 4명이 이탈한 우리은행에서 유일하게 남은 주전 선수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시즌까지 WKBL의 여왕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국보센터' 박지수(갈라타사라이 SK)였다. 지난 시즌 KB스타즈의 역대 최고 승률(.900)과 함께 챔프전 준우승을 이끈 박지수는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 2점 야투 1위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와 수비상, BEST5, 윤덕주상(공헌도 1위)을 휩쓸었다. 2020-2021 시즌과 2021-2022 시즌 두 차례 기록했던 7관왕을 뛰어넘는 역대 최초의 8관왕 등극이었다.

하지만 박지수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유럽 리그로 진출했고 박지수라는 절대강자가 없는 WKBL은 그야말로 '군웅할거의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많은 구단, 그리고 그 구단의 에이스 선수들이 박지수라는 절대강자가 없는 이번 시즌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각 구단의 에이스 선수들 중에서 어떤 선수가 이번 시즌 새로운 1인자에 등극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까지 신한은행 에스버드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자격을 얻어 BNK 썸으로 이적했다. 역대 최초의 보상선수 득점왕인 만큼 BNK에서도 폭발적인 득점을 보여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김소니아는 시즌 초반 득점보다는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김소니아는 초반 득점 11위(13.50점)에 불과(?)하지만 어시스트 공동 2위(4.50개)에 올라있다.

박지수가 떠난 KB의 새로운 에이스는 당연히 국가대표 주장 강이슬이 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강이슬보다 더 빛나는 선수가 바로 포인트가드 허예은이다. 허예은은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평균 14득점(9위)과 함께 10개의 어시스트(1위),2.50개의 스틸(3위)을 기록하고 있다. 허예은은 시즌 초반 어시스트와 출전시간(38분),2점 성공률(88.9%)까지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BNK를 떠나 하나은행으로 이적한 진안 역시 시즌 초반 'FA 대어'에 어울리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진안은 3경기에서 20.33득점(3위)13.67리바운드(1위)1.33스틸(9위)굿수비0.67개(1위)공헌도 126.50(2위) 등 공수 전반에 걸쳐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팀의 핵심 선수인 김정은과 김시온, 박소희 등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진안의 초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시즌 초반 득점 포함 5개 부문 선두 질주
 김단비는 이번 시즌 평균 32.67득점으로 초반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김소니아와 허예은, 진안 등이 각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이번 시즌 새로운 1인자에 등극하기 위해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즌 초반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단연 우리은행의 김단비다. 사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박지현(토코마나와 퀸즈)의 해외 진출과 최이샘(신한은행 에스버드), 박혜진(BNK), 나윤정(KB)의 FA 이적으로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후 급하게 선수들을 보강했지만 2연속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두 시즌과는 비교하기도 힘들 만큼 허약한 전력으로 시즌을 맞았다. 우리은행을 9번이나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던 '위대인' 위성우 감독조차 이번 시즌은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걱정했을 정도. 그렇지만 우리은행에는 신한은행 시절부터 '에이스의 무게'가 누구보다 익숙한 김단비가 있었다.

김단비는 지난 10월 28일 '친정' 신한은행과의 개막전부터 34득점8리바운드3어시스트3스틸2블록슛을 기록하면서 우리은행의 첫 승을 이끌었다.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한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전력을 크게 보강한 BNK를 상대한 홈 개막전에서 54-70으로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김단비는 이 경기에서도 34득점11리바운드5어시스트2스틸1블록슛으로 우리은행 득점의 63%를 책임지며 분전했다.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3번째 경기에서 2연패 중인 삼성생명을 만났다. 그리고 김단비는 이 경기에서 30득점12리바운드2어시스트3스틸2블록슛을 기록하면서 우리은행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로써 김단비는 시즌 개막 후 3경기 연속 30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남자프로농구는 물론이고 경기 시간이 48분인 NBA에서도 흔하게 나올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물론 3경기 연속 30득점은 매우 귀한 기록이지만 사실 만34세의 김단비가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30득점씩 올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위성우 감독은 김단비가 20득점 내외를 기록하면서 동료들의 득점을 살려 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에는 김단비를 도와 적극적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고 결국 김단비는 시즌 초반 스스로 '해결사'가 되는 쪽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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