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방출된 김동엽, 3일 만에 '재취업' 성공

양형석 2024. 11. 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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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일 키움 입단 확정... 통산 92홈런의 우타거포 외야수

[양형석 기자]

 키움히어로즈는 삼성라이온즈 출신 외야수 김동엽(34)을 영입했다고 4일 밝혔다.
ⓒ 키움 히어로즈
통산 92홈런의 우타거포 김동엽이 내년 키움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 출신 외야수 김동엽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키움 구단은 "팀에 필요한 오른손 거포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며 "김동엽의 합류로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춰 더욱 강하고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김동엽 선수가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서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천안 북일고 졸업 후 시카고 컵스의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던 김동엽은 2016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다가 2018년 겨울 삼성으로 이적했고 프로 9년 동안 통산 타율 .268 92홈런316타점260득점을 기록했다. 김동엽은 일발 장타를 갖춘 거포 유형으로 세 번이나 20홈런 시즌을 만든 바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삼성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던 김동엽은 방출 3일 만에 키움에 입단하면서 '재취업'에 성공했다.

방출된 지 3일 만에 새 팀 입단

빙그레 이글스의 포수로 활약했던 김상국의 장남이기도 한 김동엽은 2009년 5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컵스에 입단했지만 루키리그와 하위 싱글A를 전전하다가 2012년 미국 생활을 마쳤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2016년 신인 드래프트서 2차9라운드86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으면서 KBO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남태혁과 정수민, 나경민 등 다른 해외파들에 비해 낮은 순번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KBO리그에 입단했던 해외파 선수들이 대부분 KBO리그를 떠난 것과 달리 김동엽은 여전히 리그에서 생존하고 있다. 입단 첫 시즌 57경기에서 타율 .336 6홈런으로 가능성을 보인 김동엽은 2017년 22홈런70타점,2018년27홈런7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2018년 12월 이지영(SSG)과 고종욱(KIA 타이거즈)이 포함된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엽은 삼성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0년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312 129안타20홈런74타점60득점을 기록하면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2020년의 짜릿한 기억을 끝으로 김동엽은 최근 4년 동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대구와 2군이 있는 경산을 오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올해 8경기에서 타율 .111로 부진한 김동엽은 지난 1일 삼성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에서 나온 지 3일 만에 키움에 입단하면서 초스피드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지난 4년 동안 단 11홈런에 그쳤지만 여전히 우타 거포에 대한 리그의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키움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우타자는 9홈런을 기록한 2년 차 김건희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합류했던 최주환처럼 김동엽 역시 충분히 1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동엽은 내년 시즌 이형종, 장재영과 키움의 우타 외야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그는 키움이 '미래의 중심타자'로 육성하고 있는 유망주다. 어느덧 만34세가 된 김동엽이 내년 1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부터 실적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성공사례' 늘고 있는 해외파 야수들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 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은 KBO리그로 복귀할 때 해외구단 퇴단 후 2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야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해외파 선수들이 2년의 유예기간(주로 군대에 다녀온다)을 보내고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야수들도 적지 않다.

해외파 야수 중 가장 성공한 선수는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한 손호영이다. 지난 2014년 컵스와 마이너계약을 체결했던 손호영은 2020년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KBO리그에 복귀했다. LG에서 3년 동안 100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던 손호영은 올해 롯데로 트레이드돼 102경기에서 타율 .317 126안타18홈런78타점70득점을 기록하면서 롯데의 주전 3루수로 맹활약했다.

SSG 랜더스의 외야수 하재훈은 용마고를 졸업하고 컵스에 입단해 외야수와 투수를 오가며 7년 동안 활약하다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9년 SK에 입단했다. 입단 첫 시즌 SK의 마무리 자리를 맡은 하재훈은 5승3패3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1.98로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부상으로 투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했고 2022년부터 외야수로 활약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콜업 직전까지 갔던 이학주는 2019년 삼성 입단 당시 김상수(kt 위즈)를 2루로 보낼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삼성에서의 3년 동안 성적이 점점 하락한 이학주는 2022년1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2022년 91경기, 지난해 104경기에 출전했던 이학주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올해 1군에서 4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팀 내 입지가 크게 줄어 들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컵스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던 권광민은 컵스 퇴단 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고 독립 리그를 거쳐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5라운드 전체4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한화 입단 후 2년 동안 타율 .188 2홈런17타점으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권광민은 올해 시즌 막판 1군에 콜업돼 19경기에서 타율 .271 4홈런9타점을 기록하면서 좌타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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