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최초' 우여곡절 다겪은 20세 클라이머 정지민 "세계신기록 세우고 싶어요" [IS 인터뷰]
김우중 2024. 11. 5. 08:00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정지민(20·서울시청·노스페이스)이 눈물과 웃음을 모두 경험한 2024시즌을 보내고 더 큰 꿈에 대해 말했다.
그는 올 여름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이 무산돼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시즌 말미엔 한국 선수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다.
정지민은 지난달 8일 끝난 2024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월드컵을 끝으로 공식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서울 대회에서 5위를 기록하면서 스피드 시즌 랭킹 3위에 오르며 개인 최고 성적을 이뤘다.
한국 스피드 선수가 시즌 랭킹 세계 3위 안에 든 건 정지민이 처음이다.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는 95도 경사면의 15m 높이 인공 암벽을 누가 더 빠르게 올라가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다.
정지민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이 달린 올림픽 예선전(OQS)에서 기대 이하 성적을 냈다. 예선 1차 대회에서 6위에 올랐지만, 2차 대회 22위에 그쳐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놓쳤다.
정지민은 최근 서울시체육회에서 본지와 만나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대회 초반을 시즌 후반기처럼 즐겼으면 올림픽을 갔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정지민은 한국스포츠클라이밍 역사상 최연소(15세 6개월) 국가대표가 된 주인공이다. 20세가 된 그는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훈련을 택했다.
정지민은 "아직도 (OQS 당시 장면이) 꿈에 나온다"라고 웃어 보인 뒤 "이겨내지는 못한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생각한다. 또 배운 것도 많다. '긴장을 해서 도움이 될 게 없구나' 말이다. 다시 운동하면서 안 좋은 기억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 시즌 랭킹 3위를 달성한 그는 "올해는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해내 뿌듯했다. 스피드가 생각보다 나한테 잘 맞는 것 같고, 재밌기도 하다"고 돌아봤다.
정지민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복합 부상·무릎 외측 인대 파열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그는 과감히 종목 전환을 시도했고, 한국 스피드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AG에서는 스피드 계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는 한국 스피드 선수 최초로 IFSC 월드컵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지민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취미로 스포츠클라이밍을 처음 접했다. 그는 "부모님과 공원 산책을 하다 벽을 발견하고 '타보고 싶다'고 졸랐다. 마침 생일이었고, 부모님께서 선물로 이런 저런 장비를 사주신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정지민은 "사실 특별한 꿈이 있진 않았다. 운동을 접하며 만난 지인들이 선수를 꿈꿨고,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정지민의 최종 꿈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입상, 그리고 세계신기록(6.0초) 경신이다. 그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입상은 따라오지 않을까. 모두 안 해본 무대 아닌가. 마침 내년에는 한국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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