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행보 보니…해리스도, 트럼프도 '펜실베이니아' 공략[美 선택 2024]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현지시간) 두 후보가 선택한 유세 장소에는 단연 '경합주 중의 경합주'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가 집중적으로 포진돼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무려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 후 대도시 필라델피아에서 마지막 유세에 나선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그간 대선마다 마지막 유세 장소로 택했던 미시간 그랜드래피즈를 찾기 직전,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차례 연설한다.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스트랜턴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일정에는 펜실베이니아가 각각 5곳, 2곳 포함돼있다. 이는 두 후보가 펜실베이니아를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 7개 경합주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하고 있다.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인 셈이다.

마지막 날 유세지역을 모두 펜실베이니아에 집중한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스크랜턴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 순간을 즐기자"며 통합, 단결을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검사로 처음 출마했을 때 다림판을 들고 선거운동을 다녔다면서 "(그때) 내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무언가를 사랑할 때 그것을 위해 싸운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직후 해리스 부통령이 방문한 펜실베이니아 레딩, 앨런타운은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유세를 열기로 돼 있는 장소다. 앨런타운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한때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도 거론됐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 살고 있는 50만명의 푸에르토리코인을 돌보고, 우리 지역을 강화하는 미국 대통령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섬'이라고 언급한 것을 재차 비꼰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앨런타운에 이어 펜실베이니아 대표 도시인 피츠버그, 필라델피아도 찾는다. 마지막 행사인 필라델피아 유세는 미 동부 시간으로 밤 11시5분 예정돼있다. 그는 영화 '록키'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에서 유세의 대미를 장식하는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이 자리에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케이티 페리 등도 함께할 것이라고 CN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일 새벽 워싱턴D.C.로 돌아갈 예정이다.

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4차례 유세 중 2차례를 펜실베이니아에서 진행한다.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마지막 날 유세를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에 불법 미국 이민을 막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범죄자, 마약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는다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25% 관세를 즉시 부과할 것"이라며 "그들이 들어오는 곳은 남쪽 국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사격 중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고 부르며 깎아내렸다.

이후 펜실베이니아로 넘어가 레딩, 피츠버그에서 연달아 2차례 집회에 참석한다. 레딩과 피츠버그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의 동선과 겹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시간씩 일찍 행사를 연다. 이어 마지막 유세 장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도 대선 유세의 대미를 마무리했던 미시간 그랜드래피즈다.

NYT는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에게 마지막 호소에 나섰다. 펜실베이니아를 매우 중요한 곳으로 여긴다는 뜻"이라며 "(대선 분위기가) 여전히 치열하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은 "펜실베이니아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트럼프가 3개 주를 도는 반면,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에 모든 남은 칩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전날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지지율은 48%로 동률을 이뤄 초박빙 접전을 나타냈다. 미국 선거판에서 ‘족집게’로 통하는 스타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에 따르면 올해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은 90%를 넘는다. 펜실베이니아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단 2번을 제외한 모든 대선에서 최종 승자를 뽑았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7%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