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22) EY 기업인상 수상… “주님 축복과 직원들 노력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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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트앤영에서는 해마다 비전·리더십·성취도·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기업인상을 시상한다.
각 지역에서 10여개 분야별로 여러 회사를 방문해 최종 3~4개 회사를 최종후보로 선발한다.
나는 2000년 2005년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뉴저지주에서 최종 후보가 됐지만 한 번도 수상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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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도전 만에 면접 후 최종 선발
언스트앤영에서는 해마다 비전·리더십·성취도·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기업인상을 시상한다. 각 지역에서 10여개 분야별로 여러 회사를 방문해 최종 3~4개 회사를 최종후보로 선발한다. 이후 심사관들과 면담을 통해 최종 승자를 선정한다. 이 상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열정으로 기업을 성장시킨 기업가에게 주는 상이다.
나는 2000년 2005년 2006년 세 차례에 걸쳐 뉴저지주에서 최종 후보가 됐지만 한 번도 수상을 못 했다. 2008년은 나의 네 번째 도전이었다. 그해 5월 최종 후보가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5월 16일 심사관들과 전화로 면담했다. 원래는 대면으로 면담을 해야 하는데 유럽 방문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전화로 면담할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의 한 고객사를 방문한 후 호텔로 향하는 차에서 통화했다. 약 10분에 걸쳐 여러 질문을 받았다. 그 중에선 앞으로 비즈니스 계획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나는 당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분홍빛 전망을 말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목표는 외형적 성장이 아닌 고객의 만족입니다. 그렇게 만족한 고객을 가졌을 때 회사는 저절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면담을 마친 후 나는 수상에 자신이 없었다. 시상식 날이 다가왔다. 지난해 수상자 중 한 사람이 심사관이었는데 그는 전화 면접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최종 선발자가 한 명씩 소개됐다. 마침내 내 이름이 호명된 것이 아닌가. 그토록 바랐던 일이었지만 막상 이름이 불리니 당황스럽고 믿기지 않았다. 더구나 영어로 수상소감을 말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됐다.
앞으로 나가 수상소감을 전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이번이 저에겐 네 번째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아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녀는 내가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 함께 모험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성공을 위해 개인 생활을 희생한 회사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은 시간만 주시지 않고 힘든 고난의 시간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난을 통해 지금의 성공이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과 많은 회사 직원들의 노력으로 이룬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 어려움 가운데 회사를 더 좋은 회사로 성장시켜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숨은 목적이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봄의 환희를 위해서는 추운 겨울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왜 회사가 잘 나갈 때 상을 받게 하지 않으시고, 어려울 때 이 상을 받게 하신 것일까.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 “네가 만약 지난해와 같이 잘 나갈 때 이 상을 받았다면 얼마나 교만했겠느냐.”
수상한 다음 해 나는 심사위원으로 봉사할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했다. 이 상의 후보자 대부분이 나와 같은 이민 1세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았다. 이민 1세에게는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를 선택하면 끝을 볼 때까지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빈손으로 시작해서 잃어버릴 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쉽게 도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잃어버릴 것이 없는 사람은 쉽게 결정을 할 수 있다. 속된 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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