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온라인 피하는 여성 유권자들
미국 시간으로 화요일에 진행되는 이번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남성과 여성 유권자의 정치적 견해 차이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는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에게 인기 있는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켜주겠다는 카멀라 해리스를 선호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연방법으로 임신중지(낙태)를 금지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아버지나 남편, 동거인을 둔 여성 중에는 자기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지지하는 후보를 두고 집안의 남성과 싸우는 걸 피하려는 여성들은 온라인에서도 자기 생각을 말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대선과 관련한 정치 담론에서 고립된 경우가 흔하다. 2016년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견을 숨겨서 ‘샤이 트럼프’ 표가 되었다면, 이제는 해리스 지지자들이 생각을 숨기게 된 것이다.
해리스 지지자들은 이런 여성들에게 남편에게 밝히지 말고 해리스를 찍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손글씨로 쓴 포스트잇을 여성용 공중화장실에 붙여 놓고 있다. 첨단 인터넷 시대에 종이쪽지를 사용해 생각을 주고받는다는 게 어처구니없게 들리지만, 어떤 여성들에게는 폭력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해리스 선거본부는 투표소에서 해리스를 찍고는 “옳은 선택을 했지?”라고 묻는 남편에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 여성을 보여주는 홍보 영상을 방영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자기 생각을 밝히는 곳이 아닌, 콘텐트를 소비하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고, 자신을 드러낼 경우에는 전체 공개가 아닌 친구 공개로 범위를 축소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인터넷은 한때 정보의 바다로 불렸지만, 이제는 검색 엔진과 소셜미디어의 사용자 추적이 보편화되면서 자기 생각을 함부로 밝히기 힘든 곳으로 변한 것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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