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업 상속세 20%…英경제 찢긴다" 다이슨 창업주 비판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창업자 겸 수석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77)이 영국 노동당의 상속세 확대 정책에 대해 "기업가 정신을 죽이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다이슨 창업자는 이 매체에 기고문을 통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가족기업과 농장을 대상으로 상속세를 인상하며 기존 기업을 죽이려 한다"면서 "노동당이 악의적 증세로 진짜 색깔을 드러냈다"고 혹평했다
앞서 리브스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예산안에서 2026년 4월부터 100만파운드(17억8000만원) 이상 자산을 상속하는 업체나 농장에 대해 상속세율 20%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은 상속세율 40%를 적용하고 있는데, 가족기업에 대해선 면제해왔다. 예산책임청(OBR)은 상속세 증세로 2029∼2030회계연도까지 5억2000만파운드(약 9270억원)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다이슨 창업자는 "부(富)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과 기업가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리브스 재무장관은 기존의 가족 기업과 새 기업을 시작하려는 유인책을 없애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한 가족 기업이 다음 세대로 건너갈 때마다 20%의 '가족 사망세'를 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국 정부가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데 목을 매면서도 자국 기업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과 상장 기업은 징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영국에서 운영되는 해외 가족 소유 기업, 사모펀드 소유 기업, 증시 상장 기업은 '노동당 세금'을 안 내도 된다"며 "오직 자생한 영국 기업만 세금을 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이슨 창업자는 "이는 비극이다. 우리 경제가 갈가리 찢기고 있다"며 "20% 세금 부과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없고 이는 기업가 정신의 죽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의 이번 증세안에 대해 "총선 공약 파기"라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기관인 BMG리서치에 따르면 노동당 지지율은 28%로 총선 이후로는 처음으로 보수당(29%)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케미 베이드녹 신임 보수당 대표는 "모두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 증세안"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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