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3분기 영업손실 143억원… “뼈 깎는 쇄신 작업 계속”

김지윤 2024. 11. 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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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준 CFO “핵심 IP 확장하고 신규 IP 확보도 지속”
엔씨 제공

엔씨소프트가 영업 비용 증가, 신작 부진 등의 이유로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4일 공시에 따르면 엔씨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 당기순손실 265억 원을 기록했다. 엔씨가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2년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영업손실과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관련 영업외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총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6%, 지난해보다 2% 늘었다. 마케팅비는 4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 신작 출시 및 라이브 게임 대규모 업데이트로 인한 마케팅 사업 활동의 영향이다.

인건비는 전 분기 대비 7%, 지난해보다 1% 증가한 2011억원으로 나타났다. 감가상각비는 265억원, 매출 변동비 및 기타 비용은 1399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6% 증가한 2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리니지M’에서 6월 출시한 리부트 월드 효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49% 증가한 덕이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감소한 807억원이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2862억원, 아시아 494억원, 북미·유럽 282억원을 기록했다. 로열티 매출은 ‘쓰론 앤 리버티(TL)’의 얼리 엑세스 패키지 판매 성과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으나, ‘블라인드 앤 소울’의 중국 로열티 감소로 전 분기 대비 1% 증가한 381억원로 나타났다.

“매출 증대 및 지속성 추구… 고정비 개선 등 ‘뼈 깎는’ 작업 하겠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 엔씨 제공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먼저 시장의 실망을 안겨서 죄송하다”며 “신작 흥행과 기존 지식재산권(IP)의 매출 증대 및 지속성을 추구할 것이고 항상 문제가 되는 높은 고정비 비중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핵심 IP 확장과 신규 IP 확보를 목표로 게임 개발에 집중하겠고 밝혔다. 먼저 ‘리니지’ IP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는 올해 4분기 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엔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아이온2’ ‘LLL’ ‘택탄(TACTAN)’ 등 5종의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

홍 CFO는 “현재 기존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다각화된 신작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르 측면에선 역할수행게임(RPG) 전략, 슈팅, 서브컬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이 있고, 플랫폼 측면에서도 콘솔, PC 콘솔을 포함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아이온2, LLL, 택탄을 포함해 외부 투자 스튜디오 빅게임을 통한 ‘브레이커스: 언락 더월드’, 기존 IP의 기반을 둔 신규 장르 게임까지 총 5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씨 게임에 대한 외부 기대 수준과 평가의 벽이 굉장히 높아 개발 시간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컸다. 신규 IP 개발에서는 속도감 있고 빠른 전개를 위해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로 외부 추가 투자 및 퍼블리싱 계획도 발표했다. 홍 CFO는 “문 로버 게임즈나 빅게임 스튜디오 외에 추가로 국내, 해외 각각 한 군데씩 추가적인 투자 및 판권 계약 퍼블리싱 계약을 곧 시장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새 유저층을 확보하기엔 MMORPG 비중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홍 CFO는 “현재 엔씨 개발자들도 모두 MMORPG를 개발하고 싶어하지는 않다. 그런 분들에게 여러 기회를 주고, 하고 싶은 장르를 만들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도 “기존 IP 중 ‘리니지’는 MMORPG로만 놔두기엔 가치나 잠재력이 크다. 아이온,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의 IP를 MMORPG로만 묶어놓지 않고 신규 장르의 게임으로 개발하는 것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다음 달 주주총회를 통해 게임 개발 및 신사업 부문의 4개 법인을 독립·신설해 비용 효율화에 속도를 낸다. ‘쓰론 앤 리버티(TL)’를 비롯해 LLL, 택탄 등 지식재산권(IP) 3종을 독립된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맡고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을 신설해 AI 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홍 CFO는 “아시다시피 개발 중인 프로젝트 6개를 정리했고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고정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영업이익 매출 감소 폭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고 있다”며 “현재 본사 기준 4000명 중반 이상에서 내년 중으로 3000명대 수준으로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개편 작업은 4분기 중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비용 구조를 가지고 회사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독립하는 스튜디오의 상장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는 “스핀오프는 기본적으로 각각의 분사조직이 자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자산화를 이루면 당연히 투자를 받을 것이고, 향후 기업공개(IPO)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회사의 생존과 시장에 보여드리는 것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상장 여부를 논하는 건 이르다고 본다. 독립된 스튜디오는 자율성과 그에 따르는 책임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사하는 AI 조직의 향후 사업 방향도 공유했다. 홍 CFO는 “AI 조직은 10여년 넘게 선구적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축적된 노하우가 많다. 그렇기에 AI 조직은 엔씨의 개발을 서비스하는 것도 있지만, 자체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을 새로 만드는 것까지 고려해서 본사와 계약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까지는 누적됐던 기존 이슈를 턴어라운드하고 뼈를 깎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기본적인 구조 변화 후 2025년부터는 실적 등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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