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찍어도 남편은 몰라”…美 여자 화장실에 붙은 포스트잇

이가림 2024. 11.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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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여성이."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친이나 남편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투표 결과는 주변 남성을 포함한 모두에게 철저히 비밀이니 걱정 말고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라는 의미의 포스트잇이 미국 내 여자 화장실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를 찍었는지 남편이 알아낼까 봐 걱정어린 질문을 하는 기혼 여성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것이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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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압박해도 소신껏 해리스 찍어라” 호소
기혼 백인 여성 대상으로 한 영상 광고도 나와
트럼프 지지 단체, “미국 가족의 몰락” 비판
워싱턴포스트 캡처

“여성에게 여성이.”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친이나 남편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투표 결과는 주변 남성을 포함한 모두에게 철저히 비밀이니 걱정 말고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라는 의미의 포스트잇이 미국 내 여자 화장실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기표대에 들어가는 사람은 당신 혼자입니다” “아무도 당신이 어디에 투표했는지 볼 수 없습니다” “투표는 개인적인 일입니다” 등의 문구를 손글씨로 쓴 포스트잇이 번지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미용실 문에도, 오하이오주 공항과 아칸소주 화장실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쪽지가 붙었다.

경합주와 공화당 강세 지역, 대학 캠퍼스, 스포츠 경기장에도 쪽지가 등장했다.

이 트렌드가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풀뿌리 단체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Women for Harris-Walz)’은 몇달 전부터 단체 회원들도 이런 쪽지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WP에 전했다.

귓속말하듯 시작된 이 캠페인은 기혼 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30초 광고 영상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내레이션을 맡은 이 광고는 “(투표) 부스에서 일어난 일은 부스에 남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남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압박하더라도 소신껏 해리스를 찍어달라는 내용이다.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트럼프 지지 남성과 연애 중인 여성들을 상대로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을 노골적으로 호소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에서는 해당 광고가 기혼 여성이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며, 마치 부인이 남편의 ‘인질’인 것처럼 몰아간다는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폭스 뉴스의 진행자 제시 워터스는 자신의 아내가 비밀리에 해리스에게 투표하는 것은 사실상 “불륜을 저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지지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 대표 찰리 커크는 “미국 가족의 몰락을 보여준다”고도 비판했다.

보수 진영의 여성들은 광고가 자신의 자율성과 트럼프에 대한 자발적 지지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주 발표한 유고브 설문조사에 따르면 통계상으로는 미국 여성과 남성 유권자 모두 8명 중 1명꼴로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다른 후보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누구를 찍었는지 남편이 알아낼까 봐 걱정어린 질문을 하는 기혼 여성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것이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 측의 주장이다.

단체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남편이 투표용지를 넘겨달라고 요구했다는 게시글도 있었고,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성들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에 단체는 여자화장실 포스트잇을 포함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경로로 알리고 있으며, 특히 “당신의 투표는 비밀이 보장된다”고 설명한 게시글은 조회수가 900만회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가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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