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의혹' 고발 봇물…검·경·공 모두 수사에 뛰어드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으로 공천과 국정 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54)씨를 향한 고발이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에 검찰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까지 명씨 수사에 뛰어들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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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공 모두 ‘명태균 의혹’ 수사하나
4일 시민단체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시민단체 등이 이미 접수한 것으로 파악된 명씨 관련 고발은 8건이다. 서울중앙지검 2건, 경남경찰청 1건, 공수처 5건 등이다. 이날만 경찰과 공수처에 1건씩 고발장이 들어갔다.
먼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가 이날 오전 명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 혐의로 경남경찰청에 고발했다.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과정에서 민간인 명씨가 파업 현장을 시찰하고 윤 대통령에게 상황을 설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민노총은 “대통령 비선인 민간인이 노동자 파업에 개입하고, 대통령은 정상적인 보고 절차가 아닌 비선 라인을 통해 보고를 받고, 대우조선해양은 명태균 방문에 협조해 정부의 강경대응을 요청하는 등 거통고조선하청지회(하청노조)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이 모든 행위가 불법”이라며 “이는 명백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하며, 노사교섭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업무 방해죄에도 해당한다” 주장했다.
같은 날 오후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창원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제2국가산단) 선정 개입’의혹과 관련해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 김영선(국민의힘)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홍남표 창원시장을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앞서 민간인 명씨는 정부의 창원 국가산단 선정에 개입하고, 실제 대통령실의 산단 선정 발표가 있기 전에 축하 현수막 제작을 미리 지시하는 등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단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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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과 창원산단 선정 개입 의혹도…잇따라 고발
이외 앞서 지난 9월과 10월에도 사세행은 공수처에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 김영선(64·국민의힘) 전 의원 등을 네 차례 고발했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3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9월30일), 윤 대통령 부부가 무상 여론조사 대가로 명씨 청탁을 받아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게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직선거법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9월23일)를 적용해서다.
이 단체는 윤 대통령 부부 영향력으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고, 김 전 의원이 당선 이후 그 대가로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명씨(제3자)한테 9000여만원을 준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제3자뇌물죄, 9월26일)가 있다고 주장, 공수처에 고발했다. 또 2022년 지방선거에서 김진태 강원지사와 박완수 경남지사가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단 의혹 관련, 두 현직 지사를 포함해 공수처에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4일 공수처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서울중앙지검에도 두 차례 고발장을 넣었다. 지난달 31일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김 전 의원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개혁신당) 의원과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후부정처사,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명씨에게 전화한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되면서 진행됐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공천)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라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사세행은 지난달 23일에도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명씨가 왜곡된 여론조사를 실시했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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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틀 연속 소환…조만간 명, 소환도
이미 명씨와 김 전 의원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전날(3일) 이어 4일에도 김 전 의원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재보궐선거 당선 두 달 뒤인 2022년 8월~2023년 12월까지 25차례 걸쳐 회계책임자 강씨를 통해 명씨에게 공천 대가로 9000여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자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로 일한 강혜경(47)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 후보를 위한 미래한국연구소 대선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검찰 출석에 앞서 창원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명씨에게 돈을 준 것은 공천 대가가 아니고, (자신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명씨에게 돈을 준 것”이라며 전날과 마찬가지로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성을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명씨도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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