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우편으로 사전투표"…트럼프 "이번 선거도 사기 가능성"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합주를 중심으로 유세전을 펼치며 막판 표심 모으기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우편을 통해 대선 사전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경합 지역인 미시간주(州)의 한 흑인 교회를 방문해 연설한 뒤 취재진에게 "사실 방금 우편 투표용지를 작성해 투표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반송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는 "내 투표용지는 (내 주소지인) 캘리포니아로 가는 중이며, 그곳에 잘 도착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청중들에게 "기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 집계 결과 대선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2일 기준 7800만 명(등록 유권자 수 1억 8650만명)을 넘어설 만큼 열기가 뜨겁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을 찾아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정부의 경제·이민정책 등이 실패했다고 비판하면서 '해리스 심판론'을 외쳤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해온 트럼프는 이번 선거도 사기 가능성이 있다면서 "첫 임기가 끝났을 때 내가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리티즈에서 "카멀라(해리스)는 아메리칸 드림을 망쳤고, 우리는 빠르게 이걸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 대응을 비판하며 "내가 백악관을 떠난 날 우리는 최고의 국경을 갖고 있었다"면서 "솔직히 말해 나는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선거가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했다. 그는 당시 보좌관에게 "선거에 이겼는데 어떻게 나갈 수 있느냐"면서 백악관에 계속 있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대선 투표와 관련해서도 "그들(민주당)은 이 망할 것(this damn thing, 선거 결과)을 훔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싸우고 있다"면서 민주당을 "부패한 정당", "악마적인 정당" 등으로 규정했다.
이어 "그들(민주당)은 (투표) 시간 연장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대선 당일 하루만 종이 투표용지를 써서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대선 당일인) 화요일 오후 9시~11시면 결론이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의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칭하며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탄유리 패널을 가리키면서 "누군가가 나를 (총으로) 맞추려면 (연단 앞쪽에서 취재하는) 가짜뉴스(기자)를 거쳐 가도록 쏴야 하는데, 나는 크게 신경 안 쓴다"고 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유세에서 누군가 기자들에게 총을 쏴도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Trump says he doesn’t mind someone shooting at journalists at rally)"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면서 "트럼프와 지지자들이 써왔던 폭력적인 언사가 더욱 격화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A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선거에서 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꽤 많이 리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승리를 호언장담했다. 이어 그는 '선거일에 연설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연설할 것"이라면서 당일에 승자 선언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정권을 탈환하면 선거 부정 행위자를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자는 장기 징역형 등을 포함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으로 중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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