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기자]
▲ 한동훈 대표와 마주앉은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
ⓒ 연합뉴스 |
영남권 내 두 권역 동반 최저치
▲ 최근 8개월 국정 긍정률 추이(한국갤럽)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중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국정 긍정률 추이를 보면 보수 성향자 중 하락이 두드러진다. |
ⓒ 한국갤럽 |
지역적으로 보수의 아성이라고 불리던 대구/경북 거주자 중 18%는 직전 조사 26%에서 8%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여당의 총선 참패 후 25%라는 종전 최저치에서 7%포인트 더 낮은 수치다. 대구/경북 거주자 중 10%대는 처음일 뿐더러, 전체 평균 19%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치로는 더 낮게 나타난 경우도 처음이다. 총선 열기가 뜨거웠던 3월과 비교하면 3분의 1보다도 낮아진 게 눈에 띈다.
부산/울산/경남 거주자 중 22%라는 긍정률도 9월 2주에 이어 최저치 타이기록이다. 영남권 내 두 권역 동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역 이슈에 의한 영향이 아니라 전국 이슈에 의해 강하게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겠다.
놀라운 사실은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거다. 3월 1주 대비 반토막이 됐다. 최근 9월 3주에 60% 긍정률이었는데 무려 16%포인트 빠졌다. 같은 기간 전체 평균은 23%에서 19%까지 4%포인트 빠졌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 단기 하락세가 전체 평균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하다.
연령대 중 60대에서도 최저치다. 4명 중 1명만 긍정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총선 직전 과반이 긍정 평가했다는 사실과 함께 놓고 본다면, 이제 대통령 국정 긍정/부정 평가에서는 세대 간 균열이 차츰 옅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 않겠나. 70대 이상에서도 종전 최저치에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종합하자면, 보수 성향자 중 '바닥을 확인해보자'라는 흐름이 뚜렷한 게 아닌가 한다. 바닥을 보고 나서야 다시 반등하든지, 버릴 것은 버리고 다시 시작하든지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판단한 듯한 모양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아가타 코른하우저 두다 여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김건희 여사와 관련돼 최근, 검찰이 4년 반을 끌어오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는 피의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국정 긍정률이 이 같은 결정 후 오히려 20% 선을 하향 돌파했다는 사실은 검찰의 수사 결과와 민심이 어쩌면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겠다.
중기적인 추세를 본다면, 여당의 총선 참패 후에 국정 긍정률이 20%대 박스권에 고착돼 있다가 10%대 후반으로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뚜렷하다. 한국갤럽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표에서 지난 총선 직후 대비 더 낮아지고 있다. 국정 쇄신과 기조 및 태도에서 무엇인가 큰 변화를 바라고 있는 국민 다수의 정치적 욕구를 충족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총선 후 외교, 안보, 인사, 의료개혁 등 주요 국정 분야에서 대통령의 국정 기조는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 국정 기조의 변화보다는 원유 시추 계획 등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려 했던 것 같은데 백약이 무효였다. 더군다나, 8~9월 여름 휴가 기간, 8·15 특사, 한가위 연휴 등으로 이어지는 기회에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탓도 있는 듯하다.
필자가 보기에 또 다른 큰 이유는 위에서 봤듯 국민의힘 지지자 중 국정 긍정률의 하락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한동훈 대표 지도부의 출범 이후 지속된 당정 갈등에서 한동훈 대표는 나름 성의있는 접근을 하는 듯 보였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 대표를 소외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많았다. 상식적으로 국정 긍정률 25% 아래에서는 보수 성향자 특히 여당 지지자의 지지력에 의해 간신히 버티는 게 뻔하다. 10%대로 하락했다는 점은 바로 여당 지지자가 손을 놨다는 게 지배적 해석이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 남소연 |
▲ 10월 5주 국정 긍정률(한국갤럽) 한국갤럽의 국정 긍정률 추이를 보면 단기적으로 횡보하면서도 극히 미세한 하락처럼 보인다. |
ⓒ 한국갤럽 |
▲ 정당 지지도 추이(한국갤럽) 한국갤럽이 10월 5주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동률, 국민의힘은 바닥을 확인하고 미세하게 반등하는 것처럼 보인다. |
ⓒ 한국갤럽 |
윤 대통령 국정 긍정률, 국민의힘 지지도, 한동훈 대표 선호도 등 세 개의 지표가 동반하락하던 흐름이 바뀐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국민의힘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계기에는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의 변화가 영향 요인이었을 것 같다. 특별감찰관을 제안하는 등 어쨌거나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에 나름 해법을 제시하고 나서 기류에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탈동조화가 시작됐다.
그렇지만, 명태균 이슈가 가져온 파장은 조금 더 크게 터질 조짐을 보인다. 지난주 정가를 달궜던 이슈는 윤 대통령 육성이 포함된 녹취 공개다. 이 내용대로라면, 어쩌면 한동훈 대표의 해법인 특별감찰관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대중적인 관심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을 제한하면 어쨌거나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어느 정도 국민적 평가에서 회복할 것으로 본 것 같은데, 과연 '고쳐쓸 수 있는 정부'인지에 대해 민심의 기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역할 수행 평가는 41%다. 지난 1월 대비 6%포인트 향상됐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월 비대위원장 시절 52%였다가 이번 조사에서는 40%로 거품이 빠졌다. 두 대표는 거의 동률이다. 그렇지만, 한동훈 대표는 총선 전 기대감이 섞였던 52%에서 조정된 40%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고, 이재명 대표는 당대표 재선 관련 우려감을 씻고 41%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과 의혹,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 여론 확산, 윤 대통령 긍정률 하락, 대통령 내외 주변에서의 의혹 제기, 다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 여론 확산이라는 부정적 시너지의 나선형 순환 구조가 강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평가가 좋아지긴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명태균 이슈와 맞물려 '몸통'과 '깃털'을 가리자는 국민 여론, 더 세밀히 본다면 보수 성향자의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
[인용한 여론조사]
- 한국갤럽 데일리오피니언
10월 5주, 한국갤럽 자체적으로 29~31일에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전국지표조사
10월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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