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더 나은 세상을 위한 마중물, 손잡아야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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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가 자동차 대중화의 서막을 열 수 있었던 건 시장에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 아니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라는 신문물이 다수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여건은 아니었다.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자동차는 어떨까.
수송 분야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는 처지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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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요타 협력·시장확대 기대
헨리 포드가 자동차 대중화의 서막을 열 수 있었던 건 시장에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 아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길을 주로 다닌 건 마차였다. 포드는 생전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라고 물었다면 값싼 차가 아니라 더 빠른 말이 필요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라는 신문물이 다수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여건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생산단가를 낮추고 차를 살 수밖에 없는 여건을 하나둘 조성하면서 널리 보급될 계기가 마련됐다.
근대 이후 시장의 영역에서 수요와 공급은 대체로 밀접히 맞물려 있지만 때로는 미래를 내다본 공급자의 강력한 의지가 수요를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때도 심심치 않게 있다. 21세기 들어 빠르게 보급된 스마트폰도 따지고 보면 그랬다. 초기 스마트폰의 고루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PC급 성능을 가진 휴대폰을 애플이 선보이자 스마트폰은 필수재가 됐다.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자동차는 어떨까.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하고 에너지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공평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꼽는 배경이다. 다만 실생활에 활용하는 건 다른 문제다. 수십 년에 걸쳐 공학기술을 가다듬고 활용하면서 문턱은 많이 낮췄으나 다른 에너지원에 견줘 경쟁력이 떨어진다. 연료로 쓰기에는 아직 비싼 데다 응용제품도 많지 않다.
유일한 국산 수소 전기 승용차 넥쏘는 찻값만 6950만원이다. 비슷한 급의 국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수소 전기트럭이나 버스는 대당 5억~7억원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동급 기존 차량보다 몇 배 더 지불해야 한다.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팔릴 수 없을 정도다. 회사가 이문을 많이 남기려고 가격을 높게 매긴 게 아니다. 수소를 전기로 바꿔주는 부품은 아직 대량 양산할 정도가 못 돼 한참 비싸다.
수송 분야 탄소중립이 어려운 건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공감대가 밑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발전이나 산업 분야에선 해당 설비를 가동하는 주체, 즉 소수의 결단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수송 분야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는 처지가 다르다. 소유가 분산돼 있어 제각각을 설득해 동참시켜야 한다. 적정 수준의 규제는 물론 어르고 달래는 과정도 필요하다.
배터리 전기차는 테슬라라는 ‘변칙’ 플레이어, 자동차 후발주자 중국의 부상으로 일순간 자리 잡았다. 수소전기차는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으나 현시점에서 시장에 공급하는 곳은 현대차나 일본 도요타, 중국의 일부 상용차 메이커 정도가 전부다. 석유파동 이후 완성차 제작사 대부분이 차세대 에너지원을 연구했고, 수소 역시 주요 연구대상이었으나 진득하게 천착한 곳은 많지 않다. 현대차나 도요타는 1990년대부터 수소차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2013년과 이듬해 양산차를 잇따라 내놨다.
현대나 도요타를 보면서 대중은 수소차의 가능성을 엿봤다. 승용보다는 버스나 트럭 같은 상용에 더 적절하다는 것도 알았다. 탈 것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마중물 역할은 충분히 했다. 두 회사 모두 저마다 다른 완성차 업체, 이종 업종과 다양하게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제조업은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같이하는 게 효율적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서다. 모터스포츠를 연결고리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손을 잡았듯 수소차 분야에서도 협력을 기대해 본다. 주도권 경쟁도 좋지만 현시점에선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는 게 더 필요하다.
산업IT부 차장 최대열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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