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방지 샴푸로 40분만에 10억 번 카이스트 교수 누구?
홈쇼핑 방송 40분만에 3만 3000병 완판. 분당 최고 매출 2400만원. 방송 한번에 매출 10억원.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기능성 탈모방지 샴푸 ‘그래비티 헤어 리프팅 샴푸 스트롱’의 최근 롯데홈쇼핑 성적표다. 이런 조짐은 지난 9월 론칭 방송 때 감지됐다. 생소한 브랜드지만 첫 방송에서 2만여 병이 순식간에 나갔다. 홈쇼핑 외 백화점, e커머스(마켓컬리, 쿠팡) 등 상품을 걸어놓은 모든 유통채널에서 상품이 품절 상태다. 온라인상에서는 리셀(되팔기) 가격이 8만원에서 11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폴리페놀은 단백질을 만나면 접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코팅력과 생체적합성을 가미하는 식으로 다양한 응용 연구를 해봤습니다. 그러다 샴푸 등 여러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봤습니다. 회사명인 ‘폴리페놀팩토리’는 이러한 폴리페놀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만들고자 지었어요.”
이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폴리페놀 자체가 효과적으로 두피 모근에 전달되는데다가 머릿결을 건강하게 하는 특허성분(리프트맥스)을 더하면 빠지기 직전 얇아진 머리카락을 안 빠지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쉽게 말해 모발에 폴리페놀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샴푸다. 그는 “단순히 탈모 방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발을 두껍고 튼튼하게 해 스타일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제품화에 나섰다”라고 덧붙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 교수와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 샴푸 후발주자인데 무섭게 성장하는 모양새다. 어떤 점이 먹혔다고 보나.
무엇보다 독창적인 폴리페놀 응용 기술을 시장이 인정해줬다고 본다. 폴리페놀은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이지만, 그 효능을 극대화해 제품화 하는 기술은 매우 정교하고 난이도가 높다. 더불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동시에 환경에도 이로운 제품을 지향했는데 이를 소비자가 인정해줬다고 본다. 독자적인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계속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곱슬머리를 펴는 샴푸, 폴리페놀 미용 접착제, 폴리페놀의 지혈기능을 응용한 제품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Q. 샴푸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인데 물량이 모자랄 이유가 있나.
폴리페놀팩토리는 리프트맥스라 불리는 특허성분(LiftMax 308 TM)을 자체 생산한다. 그런데 워낙 공정이 까다롭다. 그래서 리프트맥스 공급량에 따라 제품 수량이 결정된다. 여타 제품처럼 수십만 개씩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올해 안으로 이마트, 올리브영, 시코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주요 면세점 입점을 준비하고 있는데 물량이 부족해서 입점시기가 조금씩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Q. 투자를 더 받아서 설비를 늘리면 되지 않을까.
물론 이미 들어온 자금으로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창업 후 대기업, 국내외 VC 20~30개 업체로부터 투자 제안도 많이 받았다. 현재 시리즈 A단계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향후 2년 내에 시리즈 B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단순한 재무투자(FI)가 아닌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와 전략적 투자(SI) 형태로 투자를 받을 생각이다.
Q. 교수 창업이라 어려운 점도 많을 듯 싶다.
카이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교원창업기업이라 대전에 본사가 있다. 서울, 수도권에 비해 인재를 구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지금도 기적적으로 폴리페놀 대량생산기술을 끌어올려 공급을 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폴리페놀은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지만, 이를 상업적으로 유용하게 만드는 과정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아직 남은 기술적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매일 고심 중이다.
Q. 해외에서도 입소문이 났다고 들었다.
그렇다. 이미 미국 아마존, 일본 마쿠아케, 다카시마야 백화점, 일본 2만 5000여개 뷰티살롱에서도 제품 입점을 요청하고 있는데 수요를 못 맞추고 있다. 내년 1월 CES에 참가, 독자기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 주요 기술박람회에 적극 참가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
Q. 앞으로의 행보는.
연구 기반의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탈모 예방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소재 응용 제품 개발에도 나설 것이다. 회사규모가 조금 더 성장하게 되면 탈모관련 의약품과 폴리페놀 기술 기반의 의약품, 의약부외품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진짜 숙원사업이 있다. 모낭 없는 모발이식(Follicless hair strand implantation) 기술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미 가능성을 봤다. 이를 얼마나 상용화할 수 있을지를 연구 중이다. 이러한 비전 실현을 통해 폴리페놀팩토리는 지속 가능성, 혁신,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업공개를 하는 날도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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