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 손흥민, 조기 OUT 불만 사라졌나…동점골 AS 직후 교체 OUT 실망→토트넘은 4-1 대역전승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역전승으로 기분이 풀린 걸까.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경기 후 카메라 앞에서 혀를 내밀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홈경기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전반 3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로건 모저스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4분 브레넌 존슨의 동점포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동점을 만든 후 후반 30분과 34분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솔란케가 결승포와 쐐기포를 작렬시켰고, 후반 추가시간 제임스 매디슨이 프리킥 골을 넣으면서 토트넘은 홈팬들 앞에서 대역전극을 선보였다.
다만 한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바로 손흥민의 조기 교체이다.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로 출전해 부상 복귀전을 가진 손흥민은 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존슨의 동점골을 도우면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손흥민이 공격포인트를 올려 1-1 동점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후반 11분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불러들이고, 히샬리송과 이브 비수마를 투입했다.
예상치 못한 교체였는지 손흥민은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끌어안았으나 형식적인 인사였다. 이후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상의를 끌어당겨 얼굴을 그 속에 넣는 등 자신의 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행동을 저질렀다.
손흥민은 벤치에 들어와서도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조기 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또 유니폼을 입에 물거나 혼잣말로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손흥민을 조기 교체한 이유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든 상관없이 손흥민은 55∼60분 이상은 뛰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가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첫 골을 위한 훌륭한 공을 전달해 우리는 동점을 이뤘다"며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전투가 많이 남아 있고, 그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를 실시간 문자 중계하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손흥민은 날카롭고 좋아 보였다. 그가 그라운드를 떠나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이 교체와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을 것이다. 특히 토트넘이 승리하지 못한다면"이라며 손흥민의 조기 교체에 의문을 드러냈다. 어쨌든 손흥민이 빠져나간 뒤 토트넘은 스트라이커 솔란케가 두 골을 터트리는 등 중앙 공격이 살아나면서 뒤집기 드라마를 썼다.
같은 날 영국 매체 더스탠더드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부상에서 돌아왔던 지난번(웨스트햄전)에 60분가량 뛰었을 때 다시 부상을 당했다. 오늘은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며 이른 교체가 선수 보호 차원이었음을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의 교체 이유를 설명한 가운데 손흥민은 경기 후 어느 정도 기분이 풀렸는지 구단 카메라 앞에서 혀를 내밀었다
빌라전이 끝난 후 토트넘은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게시했다. 선수들 모두 역전승에 기분이 좋아져 환호성을 질렀고, 구단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4골을 터트렸다며 손가락 4개를 들기도 했다.
손흥민도 터널을 지나 라커룸으로 향했다. 일찍 교체된 그는 외투를 입은 채로 등장했는데, 카메라를 보더니 혀를 내밀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손흥민의 얼굴을 본 팬들은 그가 어느 정도 불만이 가라앉은 것으로 생각해 안도를 표했다.
만약 공격포인트를 올린 손흥민을 일찍 뺀 후 토트넘이 역전에 실패했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거센 비판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 손흥민과 갈등이 생겼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다행히 경기가 역전승으로 끝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체력 안배와 결과 모두 손에 쥐었다. 손흥민도 팀이 승리를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어느 정도 풀린 것으로 보였다.
손흥민은 빌라전에서 동점골을 도우며 올시즌 공격포인트를 3골 3도움으로 늘렸다.
지난 8월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트렸던 손흥민은 9월 브렌트퍼드와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도움 2개를 올렸다. 이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8라운드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웨스트햄전에서 손흥민은 화려한 복귀전을 가지며 토트넘의 4-1 역전승을 이끌었다. 당시 손흥민은 1-1이던 후반전에 나온 이브 비수마의 역전골 과정에 참가하면서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후반 10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고, 후반 15분엔 리그 3호골을 터트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의 환상적인 부상 복귀전을 본 호주 레전드 골키퍼 마크 슈워처는 "손흥민이 다시 돌아왔는 건 엄청나게 중요한데, 그는 자신이 토트넘에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이 팀에 합류했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낸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강조했다.
당시 손흥민의 컨디션은 최고였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웨스트햄전이 손흥민의 부상 복귀전이라는 점을 감안해 후반 25분 손흥민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전에서 70분만 뛰었지만 곧바로 부상이 재발해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로 인해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3경기를 치러야 했고, 지난달 27일 강등권에서 경쟁 중인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서 0-1 충격패를 당하기까지 했다.
손흥민이 다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빌라전 때 손흥민을 이른 시간에 교체하기로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사전에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는지 손흥민의 불만을 사면서 갈등이 생길 위험에 처했지만 승리를 챙겨 손흥민의 기분을 풀어주는데 성공했다.
사진=토트넘 SNS, 연합뉴스, 메트로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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