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이 벤츠에 공급한다는 46시리즈란 무엇?[AK라디오]
건식 전극 등 새로운 공법 적용 숙제
LG에너지솔루션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에 50.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공급 기간은 2028년부터 2038년까지 10년에 걸쳐 진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인 ‘46 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벤츠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6 시리즈 배터리는 기존의 배터리 규격보다 대폭 커져 성능과 경제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46 시리즈’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규격으로,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에 적용하며 화제가 된 ‘4680’ 배터리와 유사하다. 지름 46㎜의 이 배터리는 4695, 46110, 46120 등 다양한 높이로 생산 가능해 완성차 모델에 맞춰 배터리 사양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성차 제조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46 시리즈 배터리는 테슬라가 제안한 ‘4680’ 규격을 시작으로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기존의 2170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크기와 용량이 크게 증가하여 한 차량에 필요한 배터리 셀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Y는 기존 2170 배터리 셀 4400개가 필요한 반면, 4680 배터리로 교체하면 828개의 셀만 들어간다.
배터리의 셀 개수가 줄어들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부품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4680 배터리의 경우 2170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와 출력을 각각 5배, 6배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46 시리즈 배터리는 높은 기술력과 제조 공정의 까다로움으로 인해 생산 초기 단계에서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같은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배터리의 제조 방식은 음극과 양극 소재를 긴 극판 형태로 만들어 원통형 구조에 말아 넣는 방식인데, 길고 복잡한 극판을 말아 넣는 과정에서 작은 오차라도 발생하면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제조의 어려움으로 인해 46 시리즈 배터리는 양산화 초기 단계에서 수율 관리와 같은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46 시리즈 배터리에는 ‘건식 전극’ 기술이 적용된다. 건식 전극은 기존의 습식 공정 대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습식 공정에서 사용되던 유기용매를 건식 공정에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이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공간과 에너지 면에서 효율적이다.
그러나 양극재, 음극재 분말을 극판에 도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수율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출시를 지연했으며, 현재 일부 기업들에서도 음극에만 제한적으로 건식 전극을 적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충북 오창에 위치한 공장에서 46 시리즈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먼저 테슬라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 공장은 ‘마더 팩토리’ 역할을 수행하여 초기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한 후, 기술과 설비를 미국 애리조나 공장으로 이식해 대규모 생산 체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와의 대규모 공급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애리조나 공장이 향후 46 시리즈 배터리의 글로벌 공급 거점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적 입지를 강화하고, 업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큰 46 시리즈 배터리를 선도적으로 공급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경쟁사인 삼성SDI와 SK온 역시 유사한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와 같은 고급 자동차 제조사가 46 시리즈 배터리를 채택한 것은 향후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 역시 이 규격을 도입할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새로운 시장 진출과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기차 산업은 특히 정책과 경제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이 전기차 산업과 배터리 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유럽연합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5.3%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어서, 이로 인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벤츠 간의 대규모 계약은 전기차 시장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46 시리즈 배터리의 상용화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는 전기차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인 생산 공정 도입을 통해 비용 절감과 환경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계약이 전기차 시대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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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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