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떠나선 안 됐다" 해리스 "행동하자"…美 대선 D-2, 경합주 올인(종합)

뉴욕=권해영 2024. 11. 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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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택 2024]
두 후보, 주말 경합주 찾아 유세
4일은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방문
트럼프, 또 부정선거 의혹 제기…해리스, 흑인 표 호소
"해리스 당선시 1929년式 대공황"…"트럼프 10년 끝낼 것"

초박빙 양상인 미국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은 48시간 동안 경합주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며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백악관을 떠나선 안 됐다며 부정선거 의혹과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고 나섰고, 해리스 부통령은 "행동하자"며 흑인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호소했다. 지난 7월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포기로 '해리스 대(對) 트럼프' 대진표가 확정된 뒤 석 달간 이어진 캠페인은 선거 전날인 4일 두 후보가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를 찾는 것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리티츠 야외 유세에서 "내가 떠난 날 우리나라는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갖고 있었다"며 "난 떠나선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우리는 너무 잘했고 너무 훌륭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현재와 같은 무능과 실패의 4년을 더 보낼 것인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라며 "카멀라는 아메리칸드림을 망쳤고 우리는 이를 빠르게 고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텃밭'으로 여겨졌던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리티츠를 시작으로 자신의 확고한 지지층인 교외 지역의 보수층 유권자를 결집하려 경합주의 소도시 세 곳을 방문한다. 오후에는 노스캐롤라이나 킹스턴, 저녁에는 조지아주 메이컨에서 유세를 갖는다.

현지 언론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유세 발언과 관련해 대선 패배 시 불복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도 선거 패배에 불복해 지지자들을 부추겨 1·6 의회 폭동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CNN은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며 "트럼프의 일요일 유세 발언은 그가 2020년 썼던 플레이북으로 돌아가 2024년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기반을 놓으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경합주를 찾아 유권자를 향해 구애했다. 그는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흑인 교회에 방문한 뒤 폰티액 이발소, 이스트 랜싱의 미시간주립대에서 유세하며 흑인 유권자를 중심으로 막판 세 결집에 총력을 기울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흑인 교회를 찾아 예배하고 무대에 올라 "신은 우리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서 "우리를 치유하고 하나의 나라로 모으는 계획, 자유를 위한 계획, 기회를 위한 계획, 정의를 위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틀 후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힘을 가진다"며 "말뿐이 아닌 행동, 믿음뿐이 아닌 발로 투표장으로 걸어가 우리의 힘을 자유, 기회, 정의를 진전시키는 데 사용하자"고 강조했다.

선거 전날인 4일에는 두 후보 모두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한다.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는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해 백악관 주인을 결정지었다. 펜실베이니아를 갖는 자가 백악관에 입성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곳은 대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은 4일 펜실베이니아 대도시인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에서 유세한다.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 푸에르토리코계인 래퍼 팻 조와 프랭키 네그론의 지지 공연을 통해 라틴계 유권자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지칭한 가운데, 이민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뒤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마지막 유세를 한다.

미 대선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양측 모두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대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 역시 높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에 "카멀라가 승리하면 3일 내에 1929년식의 경제 불황이 시작될 것"이라며 "내가 이기면 3일 안에 가장 좋은 일자리, 가장 많은 급여, 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가장 밝은 경제적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애틀랜타 유세에서 "우리가 이기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10년을 끝낼 기회를 얻었다"며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서로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데 전력을 다했다"고 비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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