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21) 또 한 번 재정적 위기… 긴축정책 펼쳐 3개월 만에 극복

김동규 2024. 11. 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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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또 한 차례 회사의 위기를 맞이했다.

아내는 내 월급을 20%만 삭감해도 괜찮지 않았냐고 했지만 긴축이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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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분담하기 위해 월급 40% 삭감 솔선
中 톈진에 현지인 15명 고용 지사 설립
큰 사업 성공… 3년 만에 직원 200명으로
김진수 긱섬 대표가 중국 지사 직원들과 개인 면담을 마치고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김 대표 제공


2005년 또 한 차례 회사의 위기를 맞이했다. 과도한 투자로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혔다. 프로그램 개발의 장기간 투자에 비해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적은 계절과 맞물렸기 때문이었다. 간부 회의를 소집해 긴축 정책을 논의했다. 사장인 나는 30%, 부사장은 20%, 이사는 10%, 그리고 과장급은 5%씩의 월급 삭감을 제안했고 동의를 얻었다. 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모임을 소집했다. 회사의 어려움을 알리고 월급 삭감에 대한 회의 결과를 공유할 목적이었다.

직원들의 입장을 고려해 간부 회의 결정과는 조금 다른 수정안을 발표했다. 사장인 나는 월급의 40%, 부사장은 10%, 그리고 나머지 간부와 직원은 월급을 삭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지도자가 더 많은 희생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대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비용 절감 안을 제시했다. 아내는 내 월급을 20%만 삭감해도 괜찮지 않았냐고 했지만 긴축이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망하면 가장 큰 손해는 결국 내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당시 10살 된 딸이 회사의 어려움을 눈치채고 눈물을 글썽이는 것을 봤다. 나는 딸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나무의 나이테를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은혜야, 이 나무의 짙은 색과 옅은 색이 무엇을 말해주는지 알고 있니. 짙은 색은 겨울에, 연한 색은 여름에 자란 것을 말해준단다. 추운 겨울이 있기에 나무는 이렇게 아름다운 나이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아빠도 여름을 꿈꾸면서 이렇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거야. 이제 곧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아빠 회사도 이 나무처럼 멋지게 다시 성장할 거야.” 딸은 그 일이 있던 직후부터 아침 기도시간만 되면 회사를 위해 열심히 기도했다.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휴가도 반납했다. 이런 노력 끝에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회사는 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 그리고 부사장들에게 삭감했던 월급도 돌려줄 수 있었다.

2004년 여름 단기선교 때였다. 우리 교회가 지원하던 중국 옌볜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두 주일 동안 조선족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항상 함께하신 하나님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 일을 계기로 중국에 지사를 설립할 것을 고려했다.

회사 간부들에게 이를 설명했다. 그리고 옌볜의 고등학교 선생 한 분과 웨이하이시에서 사업하는 친구를 초청했다. 그곳 현황을 소상히 들었다. 처음엔 다소 소극적이던 부사장들도 결국 2005년 3월 장소 물색을 위해 톈진을 비롯한 중국 도시들을 방문했다.

2005년 6월 1일. 우리는 톈진에 15명의 현지인을 고용해 지사를 설립했다. 2006년 7월 드디어 중국 지사의 위력을 나타내는 결정적 기회가 우리에게 찾아왔다. 100만 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7주일 이내에 끝내야 하는 사업이 우리에게 낙찰됐다. 맡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처음 15명 직원에서 출발한 톈진 지사는 3년 만에 200명 규모로 급성장했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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