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러 밀착에…한반도 영향력 유지, 관광객 확대 노린 듯
중국 당국이 지난 1일 밤 전격적으로 한국에 단기 비자 면제 정책을 발표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외교적 효과와 경제적 실리를 모두 노린 이중 포석으로 분석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한 중국이 한국을 견인하는 동시에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해 수익을 늘리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이 독일·프랑스 등 6개국을 대상으로 시작한 무비자 대상국에 30번째로 포함됐다(표 참조). 이달 8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비자 면제가 적용된다.
중국 문화관광부가 집계한 올해 1~2분기 입국 관광객 현황에 따르면 한국 관광객은 1분기 5만 3419명, 2분기 11만 2295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관광객은 무비자 혜택 없이도 상반기에 홍콩에 이어 2위, 지난해 12월부터 무비자 적용을 받는 말레이시아보다 7만 5087명 많았다.
이같은 추세를 파악한 중국이 상반기 관광객 7241명에 그친 일본을 제치고 한국을 막판 비자 면제 대상국에 포함시키면서 실질적인 관광객 유입 증가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시에 외교적 효과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박상수 충북대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화로 한반도에서 상대적 고립에 빠진 중국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두터워지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견제하려는 일종의 회유책”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무비자의 명분보다 실리가 적었던 유럽과 달리 관광객 증대 효과가 기대되는 한국에 상호주의를 양보하며 경제적 실리를 노렸다”고 지적했다.
여기엔 중국 당국이 신방첩법(반간첩법 개정안) 실시 후 처음으로 한국인을 구속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파장이 인 걸 의식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비자 면제 정책을 신방첩법 파문 직후에 발표한 데 주목해야 한다”며 “한편에서 한국과 반도체 기술 유출을 빌미로 법률전을 펼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타협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거 마오쩌둥식 양수(兩手) 전략의 생생한 사례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교민사회에서는 우선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된다.
베이징의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70% 선에 그치는 한·중 간 항공 수요의 원상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다만 향후 한국 내 예약률 변화 추이를 살펴야 효과적인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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