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도움으로 전셋집 마련·주식 증여…이혼 시 나눠 가질 수 있을까요?"

ⓒ게티이미지뱅크

결혼 당시 처가 도움으로 서울 전셋집을 마련하고, 이후에도 계속 금전적 지원을 받은 의사 남편이 이혼 재산 분할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이혼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남성 A씨는 아내가 결혼하고 친정에서 받은 재산도 나눠 가질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의대 재학 시절 친구 소개로 동갑내기 아내를 만나 2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며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던 아내 집안의 도움으로 서울에 전세 아파트를 마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후 의사가 자신은 친한 선배의 병원에서 일했고, 아내는 집안일과 육아를 하면서 돈 관리를 했다"며 "장인어른이 유명한 투자자였는데, 아내도 돈 굴리는 데 재주가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자신도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았고, 부부는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며 "몇 년 후 병원을 개원했고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간 자신은 공부를 마치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 교민들을 위한 병원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시 한국으로 귀국한 A씨는 서울에서 개원을 준비하는 문제로 아내와 자주 다퉜다고 한다. 잦은 부부싸움으로 이들은 별거를 하다, 끝내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재산분할하는 과정에서 아내는 "결혼 이후 부모님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 등은 분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도 결혼생활 내내 혼자 일하면서 가족 생계를 책임졌다"며 "아내에게 돈 관리를 맡겼기 때문에 더 억울하다. 재산을 나눠 받을 방법이 있냐"고 조언을 구했다.

유혜진 변호사는 "결혼 전에 각자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나 혼인 중에 부부 중 일방이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을 특유재산이라고 한다.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특유재산 유지나 형성에 기여했다고 법원에서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아내가 친정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에 대해서는)A씨는 의사로서 고액의 소득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결혼생활 내내 외벌이고 경제활동을 했다"며 "A씨가 아내 주식의 가치 유지와 감소 방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아내 주식이 특유재산이라고 해도 실질적 부부 공동재산이라고 볼 수 있어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