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號 쾌조의 출발이지만…부상 속출·선발·4번 자리 고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4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부상자 속출로 고민에 빠졌다. 부족한 선발 자원과 4번 자리를 두고도 수심이 깊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13대 3으로 이겼다. 전날 2대 0 승리에 이어 2번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프리미어12 개막을 앞두고 투·타가 고르게 활약했다.

그러나 부상자가 연이어 나온 점은 걱정거리다. 대표팀 소집 전부터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LG 트윈스의 좌완 투수 손주영은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삼성 라이온즈 간판타자 구자욱과 올 시즌 다승 공동 1위 원태인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부상을 입고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쿠바와의 평가전에 앞서 외야수 김지찬도 부상으로 짐을 쌌다. 대표팀에 외야 자원은 홍창기 최원준 이주형 윤동희 등 4명뿐이다. 류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 외야수를 4명만 넣겠다. 아주 급한 상황이 되면 내야수 신민재가 외야수로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야수 김영웅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 김영웅은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2경기 모두 나서지 않았다. 왼쪽 견갑골 부위가 뭉쳐 있어 최종 명단에 들지 미지수다. 김영웅마저 제외된다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의 모든 주전이 대표팀에서 빠지게 된다.

선발 자원도 충분치 않다. 대표팀의 선발 투수진은 임찬규 곽빈 최승용 고영표 엄상백 등 5명이다. 정해영, 박영현 등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구성된 탄탄한 불펜진과 비교해 위압감이 덜하다. 선발 좌완 투수가 최승용 1명뿐인 것도 걸린다. 국제대회에서 타자들을 상대하려면 적어도 150㎞/h 이상 던지는 투수가 있어야 하는데 선발 투수 중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없는 실정이다.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거포 4번 타자의 부재도 숙제다. 송성문, 박동원, 문보경을 두고 저울질 중인데 이승엽, 이대호 등 이전 4번 타자와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한화 노시환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4강 진출이 1차 목표다. 1회(2015년) 대회 우승, 2회(2019년) 대회 준우승치곤 목표치가 낮다. 2028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을 염두에 둔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대표팀은 28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 오는 8일 대만으로 출국한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