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Q 교체 1호' 피치 맹활약, 바꾸길 잘했네

양형석 2024. 11. 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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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일 기업은행전 블로킹 4개 포함 7득점, 흥국생명 개막 4연승

[양형석 기자]

흥국생명이 기업은행의 3연승을 막아 세우며 개막 4연승을 내달렸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6-24,25-22,25-22)으로 승리했다. 1패 후 연승을 기록했던 기업은행의 3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승점 3점을 따낸 흥국생명은 개막 후 4경기에서 승점 12점을 적립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4승 무패).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48.78%의 공격성공률로 21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승리를 견인했고 투트쿠 부르주도 서브득점과 블로킹을 각각 1개씩 기록하며 16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을 3일 앞두고 아시아쿼터 황루이레이를 교체하며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교체 선수 아닐리스 피치가 중앙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흥국생명의 전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 시즌 만에 드러난 아시아쿼터의 위력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 3일을 앞두고 아시아쿼터를 황루이레이에서 아닐리스 피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지난 2021-2022 시즌 각 구단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한 차례 무산됐던 아시아쿼터는 2023-2024 시즌부터 도입됐다. 아시아쿼터가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많은 배구팬은 일본이나 중국 리그의 주전급 선수들이 오지 않는 한 아시아쿼터 도입이 리그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할 거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시아쿼터는 한 시즌 만에 외국인 선수 제도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아시아쿼터 도입 첫 시즌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구단은 역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였다. 인도네시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를 지명한 정관장은 메가를 과감하게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배치했다. 그리고 메가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만 736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7위에 올랐고 정관장은 메가의 대활약에 힘입어 2016-2017 시즌 이후 7년 만에 봄 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서 활약했던 태국 출신 아웃사이드히터 위파위 시통과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일본 출신 레이나 토코쿠 역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위파위는 정규리그 32경기에서 292득점과 함께 38.92%의 리시브 효율로 현대건설의 챔프전 우승에 크게 이바지했고 35경기에서 388득점을 올린 레이나 역시 흥국생명의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반면에 GS칼텍스 KIXX는 지난 시즌 유일하게 아시아쿼터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인도네시아의 아웃사이드히터 메디 요쿠를 지명했던 GS칼텍스는 안혜지 세터가 어깨 수술로 이탈하자 태국 국가대표 소라야 폼라 세터로 교체했다. 하지만 소라야는 작년 여름 아이를 갖게 되면서 V리그를 떠났고 GS칼텍스는 다시 필리핀 출신 아이리스 톨레나다 세터로 아시아쿼터를 교체했다.

새로 영입한 톨레나다는 김지원 세터의 자리를 위협하긴커녕 신인 이윤신 세터에게도 밀리며 단 3경기에 출전해 4세트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GS칼텍스는 지난 2월 다시 한번 아시아쿼터를 태국 출신의 다린 핀수완으로 교체했지만 다린 역시 작은 신장(171cm)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GS칼텍스는 3위 정관장에게 승점 10점이 뒤진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하면서 두 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블로킹 6위-이동7위-속공8위 맹활약
 피치는 흥국생명의 중앙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전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차지했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V리그 각 구단은 지난 시즌을 통해 아시아쿼터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욱 신중하게 아시아쿼터 선수를 선발했다.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준우승을 기록했던 흥국생명은 FA 자격을 얻은 이주아(기업은행)가 팀을 떠나면서 미들블로커 보강이 절실했다. 그렇게 흥국생명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중국 출신의 미들블로커 황루이레이를 지명했다.

196cm의 황루이레이는 컵대회를 통해 배구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중국 출신의 장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블로킹(세트당1.08개) 1위를 포함해 3경기에서 37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인 것과 달리 황루이레이는 50%의 속공 성공률과 세트당 0.50개의 블로킹으로 썩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을 3일 앞두고 아시아쿼터를 피치로 교체했다.

배구가 선수들 간의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종목임을 고려하면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아시아쿼터를 교체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19일 현대건설과의 개막전부터 주전 미들블로커로 출전하고 있는 피치는 4경기에서 세트당 0.64개의 블로킹(6위)과 함께 4경기에서 37.7%의 성공률로 33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주전 미들블로커로서 부족함 없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2일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도 피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피치는 이날 13번의 공격을 시도해 3개를 성공시키며 23.08%의 낮은 공격 성공률에 머물렀지만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4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기업은행의 공격 흐름을 번번이 끊었다. 특히 3세트 23-22에서는 현재 리그 득점 1위(125득점)이자 기업은행의 주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의 오픈 공격을 차단하면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피치는 이날 장기인 이동공격 성공률이 16.67%(1/6)에 그쳤을 정도로 아직 이고은 세터와의 호흡이 완전하지 못하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고은 세터와의 호흡만 더 좋아진다면 피치의 위력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주아의 이적 후 미들블로커의 위력이 약해질 것을 걱정했던 흥국생명 팬들에게 뉴질랜드 출신의 새 아시아쿼터 피치의 존재는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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