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푸틴이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8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선교를 해야 하는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러시아의 정체성 문제 때문이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자국의 정체성을 우크라이나와 연결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는 러시아의 기원이 키예프 대공국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독립적인 민족 정체성과 언어정책은 러시아에 위협으로 인식돼 왔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역사적·문화적·정치적으로 러시아 일부로 간주하며 이를 기반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이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둘째는 민족적·언어적 갈등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내부에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집중된 동부 지역과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서부 지역 간의 갈등이 존재해 왔다. 러시아는 이 민족적·언어적 갈등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해왔으며, 동부 지역의 러시아어 사용 지역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군사 개입을 정당화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과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의 친러 분리주의 활동은 이러한 갈등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셋째는 NATO의 동진 때문이다. 러시아는 NATO가 동유럽으로 확대되는 것을 자국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할 가능성은 러시아에는 치명적인 안보 위협으로 여겨졌다. 우크라이나는 유럽과 러시아 사이의 전략적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지정학적 중요성이 크다.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민주주의와 자유의 진영으로 편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됐다. 특히 유럽연합(EU)과의 협정 추진, NATO 가입 가능성은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러한 긴장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푸틴 정부는 NATO의 확장이 러시아를 포위하고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전략으로 보며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는 난민과 디아스포라 사역이다. 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국내외로 피난을 갔다. 이로 인해 해외로 흩어진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한 선교적 돌봄과 지원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대상으로 그들의 신앙 회복과 영적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이 새로운 환경 속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직접적인 사역을 하고 있는데 수많은 난민들이 위로를 받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둘째는 사회적 치유와 화해 사역이다. 전쟁과 정치적 갈등은 우크라이나 사회 내에서 큰 분열을 초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사회적 화해와 통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는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며 이념적 갈등을 넘어선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셋째는 경제적 위기를 돕는 사역이다.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극심하며 수많은 사람이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다. 교회는 구호 활동과 자선 사역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동시에 지속 가능한 지역 사회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경제적 회복을 위한 창의적인 사역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쟁은 악한 것이다. 그러나 전쟁은 또한 동시에 선교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음이 가난해진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지금이 복음을 전할 적기이다. 교회는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지속적으로 선교를 해야 한다. 교회는 상처가 많고 가장 힘든 시기에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보여야 한다. 왜냐하면 상처는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으로만 치유되기 때문이다.
김대오 우크라이나 선교사(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기독신학교 교수 및 우크라이나 은혜와진리신학교 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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