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공천 부탁 안해…세비 절반 명태균 준 건 강혜경이 한 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54)씨를 통해 공천을 받은 것으로 의심을 받는 김영선(64·국민의힘) 전 의원은 3일 검찰 소환에 앞서 창원지검 앞에서 취재진에게 “(대가성) 공천 의혹과 자신은 전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명씨가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다’ ‘자기 뜻을 잘 받아준다’는 정도만 알았지 (자신의) 공천을 받아줬다는 것은 몰랐다”며 의혹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은 지난 대선(2022년 3월) 전 명씨가 관여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윤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명씨가 윤 대통령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 재보궐 선거(2022년 6월)에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단 게 골자다. 최근 민주당은 ‘대통령 공천 개입 물증’이라며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그거는(공천은)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라고 말한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천 부탁해달라 말한 적 없어”
이날 김 전 의원은 “(자신이) 김건희 여사 등에게 (공천을) 부탁해 달라고 (명씨에게) 말한 적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선 당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재보궐 선거 공천 관련 명씨의 역할’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자신의) 평판과 관련해 명씨가 말씀을 잘하시니까 나름대로 활동을 했다고 일부만 안다”고 했다.
자신의 회계책임자 강혜경(47)씨에게 “명씨 덕을 봐 국회의원 됐기 때문에”(2023년 5월23일)라고 말한 녹취록과 관련, 김 전 의원은 “(선거 때) 제 사무실에 온 사람은 다 제가 덕 본 사람들”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씨 간 대화 내용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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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세비 절반 흘러가…“강씨가 한 일”
김 전 의원은 명씨에게 자신의 세비 절반이 간 것도 “나는 그런 얘길 들은 적이 없다”며 회계 담당인 강씨가 한 일이란 취지로 주장했다. 선거 전 회계담당이었던 강씨한테 3000만원을 빌렸고, 이후 선거 이후 강씨 요청으로 돈을 송금했을 뿐 강씨가 명씨와 세비를 나눈 것은 몰랐다는 얘기다. 강씨는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와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했고,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공천 대가로 명씨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재보궐 선거 당선 2달 뒤인 2022년 8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회계책임자 강씨를 통해 명씨에게 9000여만원을 준 내용도 확보했다. 강씨 측은 “이것이 공천 대가”라고 했다. 정치자금법상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다.
강씨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김영선씨가 임기응변식으로 거짓말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상당수 진실은 김씨와 명씨의 육성 녹음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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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첫 피의자 조사…명 소환도 초읽기
김 전 의원이 이 사건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검찰은 지난 6월 김 전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차례 조사했고, 이날은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앞서 검찰은 회계책임자 강씨와 미래한국연구소 법인등기상 대표인 김모(60)씨 등 명씨 주변인을 불러 조사, 조만간 명씨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김 전 의원은 ‘창원산단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명씨가 ‘김영선 국회의원실 총괄본부장’ 명함을 가지고 활동하며 창원시로부터 산단 업무를 보고 받았단 것 관련, “명함 파준 것도 이번에 알았다. 강씨와 명씨 사이 일 같다”면서 “가끔 우리를 위해 홍보해주거나 정보를 가져다주길 바라는 사람은 ‘본부장’이라고 부르는데, (의원실에) 총괄본부장이란 직함도 없다”고 했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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