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로이드' 없었던 A급들, 대박의 꿈 이룰 수 있을까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5 KBO 스토브리그가 FA 자격 선수 명단 공시와 함께 막을 올린다. 모두가 대박을 꿈꾸고 있지만 'FA 로이드' 효과가 없었던 선수들은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O는 2일 2025년 FA 자격 취득 선수 명단 30명을 공시했다.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오는 11월 4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신청 마감 다음 날인 11월 5일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날인 11월 6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선수 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KBO는 지난 2021년부터 FA 등급제를 실시 중이다. A등급은 구단 내 연봉 순위 1~3위 이내이고 리그 전체 1~30위, B등급은 구단 내 4~10위 이내이고 전체 31~60위, C등급은 구단 11위 이하이고 전체 61위 이하인 선수들이 해당된다. 만 35세 이상인 신규 FA도 C등급이다.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FA 등급제 규정에 따라 원 소속팀에 보상을 해야 한다. A등급 선수는 2024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300%다.
B등급 선수는 2024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혹은 2024년도 연봉의 200%다.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2024년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된다.
2025 KBO FA 자격 취득 선수 중 A등급은 LG 트윈스 최원태,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과 구승민까지 3명이다. 커리어와 나이를 고려하면 모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대어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원태, 구승민은 올해 성적표로 만족스러운 계약을 따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태는 2024 시즌 24경기에서 126⅔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리그 전체에 타고투저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투수들이 고전했던 점은 고려돼야 하지만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최원태는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12경기 66⅓이닝 6승 3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준수한 피칭을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는 60⅓이닝 3승 4패 평균자책점 4.77로 주춤했다.
최원태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⅔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 삼성 라이온즈와 격돌한 플레이오프에서도 3이닝 7피안타 2피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최원태는 후반기 성적과 포스트시즌에서 난조로 타 구단 이적을 노리기는 어렵다. 올해 연봉 4억 원을 받으면서 보상금만 최소 8억 원이 발생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보장금액보다 옵션 비중이 높은 계약이 불가피하다.
롯데 구승민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홀드 이상을 수확한 리그 정상급 셋업맨이다. 그러나 FA 권리를 행사할 경우 올해 성적이 계약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구승민은 2024 시즌 66경기 57⅔이닝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로 기대에 못 미쳤다. 다만 후반기에는 36경기 30⅔이닝 2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 3.23으로 슬럼프 탈출에 성공한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롯데는 2024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5.36으로 10개 구단 중 9위였다. 구승민이 당장 내년 시즌 전력에서 빠지는 것도 타격이 크다. 선수와 구단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FA 계약안을 도출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원중은 2025 FA A급 선수들 중 가장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2024 시즌 56경기 63⅓이닝,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김원중도 후반기 26경기에서 29⅔이닝 3승 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로 주춤했던 건 옥에 티다. 롯데는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 김원중, 구승민이 모두 필요한 만큼 스토브리그 기간 프런트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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