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왕조의 시작... 강원 물리치고 K리그 3연패 대위업

박시인 2024. 11. 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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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리그1 36라운드] 울산HD 2-1 강원FC

[박시인 기자]

▲ 울산 선수단 강원과의 K리그 36라운드에서 루빅손의 득점이 확정되자 기뻐하는 울산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서 울산 왕조가 확연히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울산HD가 K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울산은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20승 8무 8패(승점 68)를 기록, 승2위 강원(승점 61)과의 차이를 7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결과와 관계없이 통산 5회 우승을 확정지었다.

울산, 루빅손-주민규 연속골로 강원에 승리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주민규, 2선은 루빅손-이청용-강윤구가 자리했다. 허리는 고승범-보야니치, 포백은 이명재-김영권-김기희-윤일록으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강원은 3-4-3으로 맞섰다. 유인수-코바체비치-양민혁이 스리톱에 포진한 가운데 미드필드는 송준석-이유현-김강국-황문기가 출격했다. 수비는 이기혁-김영빈-강투지,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울산은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4분 이명재의 프리킥에 이은 주민규의 헤더가 이광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강원은 역습으로 대응했다. 전반 22분 양민혁이 측면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고, 황문기의 슈팅은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26분 다시 울산이 반격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이청용의 크로스가 루빅손의 무릎에 닿으며 골문으로 향했으나 또 이광연 골키퍼에게 막혔다.

강원을 한껏 몰아치던 울산은 전반 35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고승범이 윤일록의 스로인을 크로스로 연결했고, 루빅손이 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슈팅하기 이전 상황에서 핸드볼 파울에 대한 VAR 판독이 진행됐으나 결국 득점으로 인정됐다.

전반을 한 골차로 앞선 울산은 후반 8분 추가골로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명재의 전환 패스에 힘입어 이청용이 오른쪽을 돌파했다. 이청용의 낮은 크로스를 주민규가 침착하게 마무리 지으며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주민규의 리그 두 자릿수 골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강원은 포기하지 않고 추격에 나섰다. 후반 14분 이상헌이 왼쪽 측면에서 절묘한 감아차기 슈팅으로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강원은 코바체비치, 김강국 대신 김경민, 헨리를 투입하며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강원은 후반 33분 벤치에 있던 정경호 코치가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지만 앞서 교체로 넣은 김경민 대신 공격수 진준서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반면 울산은 보야니치, 고승범 대신 마테우스, 황석호를 투입하며 수비를 더욱 강화했다. 강원의 파상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은 울산은 결국 승점 3을 획득하며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울산, K리그 3연패 성공한 역대 세 번째 팀

울산이 본격적으로 깨어나기 시작한 것은 2022시즌이다. 현재 한국 A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17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울산의 지독한 2인자 징크스를 털어냈다.

2023년에도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2연패를 이뤄낸 울산은 올 시즌에도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4월 이동경이 군에 입대했고, 6월에는 주전 풀백 설영우가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홍명보 감독이 지난 7월 한국 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울산은 선두에서 밀려났다.

이경수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잠시 팀을 이끌었지만 울산의 부진은 장기화됐다. 울산은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자 말레이시아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김판곤 감독을 선임하며 새롭게 출발했다. 김판곤 감독은 빠르게 팀을 수습했고, 자신의 색채를 녹여내며 울산을 지휘했다.

광주, 포항전에서 첫 연승을 기록한 뒤 강원과의 30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하며 1위를 탈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울산은 승승장구했다. 강원, 김천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 울산은 결국 K리그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울산은 역대 K리그 3연패를 달성한 세 번째 구단이 됐다. 성남 일화(현 성남FC)가 1993~1995년과 2001~2003년 두 차례에 걸쳐 3연패에 성공했고, 전북 현대는 2017~2021년 K리그를 지배한 바 있다.

2020년대에는 K리그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10년 이상 K리그를 지배한 전북 시대가 저물고, 울산이 새로운 왕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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