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원이 2100만원 됐다…그림 대신 '수건' 사자 생긴 일
요즘 유튜브 등 젊은 부부들의 ‘내 집 소개’ 콘텐트에 빠지지 않는 게 있다. 바로 내 취향과 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그림’이다
세계적인 경매업체 소더비(Sotheby’s)의 니콜라스 차우 아시아 회장은 최근 CNBC와 인터뷰하면서
“아시아의 젊고 부유한 쇼핑객들이 미술품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경매장에서 현대미술을 구매하는 사람의 40%는 밀레니얼 세대(1981~96년 출생)”라며 “Z세대(96년 이후 출생)도 상당히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미술 시장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MZ(밀레니얼+Z)세대는 작품을 사는 ‘큰손’으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 바젤과 후원사인 스위스 금융기업 UBS가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처분 소득이 100만 달러(약 14억원) 이상인 고액 순자산가(High Net Worth Individuals, HNWI) 중 밀레니얼 세대는 41%, Z세대는 13%에 달했다.
MZ 투자자들이 아트테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잘 고르면 ‘열 주식’ 부럽지 않은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호박 조형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만 해도 최근 작가 인덱스(작품 가격지수)가 꺾였음에도, 10년을 놓고 보면 266% 올랐다.
현재 미술시장은 예전 만큼 뜨겁지 않다. 하지만 장정옥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이사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아트테크를 시작하기에 적기라고 추천한다. 장 이사는 2007년 최초로 여성 VIP를 타깃으로 한 하나은행 청담애비뉴 지점장으로 활동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청담애비뉴점은 갤러리처럼 공간을 꾸며, 미술 마케팅과 아트테크 PB센터의 시조 격으로 평가받는다. NH투자증권은 최근 고액자산관리(WM) 분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장 이사를 영입했다.
장 이사는 “작품의 본질이 달라진 건 아닌데, 최근 과거에 비해 흥행이 덜 되면서 경매에서 추정가격 하단에서 많이 낙찰되고 있다”며 “미술 작품의 경우 진심으로 사고자 하는 사람이 2명만 나타나면 (위아래)밴드를 뚫는 건 시간문제인 만큼, 시장이 잠잠한 요즘 같은 때가 3000만~5000만원 사이의 중견 작가 그림을 투자하기에 굉장히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미술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유명작가의 ‘소품’을 눈여겨볼 수 있다. 장 이사는 “요즘 인기가 많은 김선우 작가가 피규어를 만들었는데 (작가가) 88년생이라서 88개를 만들고 에디션 번호를 붙였다.1차 발매 가격이 50만원이었는데, 나중에 200만원까지 올랐다”고 예를 들었다. 지난 서울옥션 10월 온라인 경매에도 도도새를 그리는 김선우 작가의 소품이 출품됐는데, 100만원부터 경매가 시작했다. 원화는 1억원에 달하지만, 소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도 접근할 만하다.
장 이사는 “비슷한 사례로 예전에 요시토모 나라 작가의 12만원짜리 타월도 2000만원까지 올라가 거래되기도 했다”며 “미술품도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이런 검증된 유명 작가들의 소품, 그리고 내 취향에 맞는 신진 작가의 작품 등에 나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성공 사례만 보고 아트테크에 뛰어드는 건 주의해야 한다. 아트테크는 유통이 어려운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 그림을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엄청나게 비싼 돈을 내기 때문에 가치가 오른다. 반대로 사고 싶은 사람이 한 명도 없으면 거래가 아예 되지 않는 게 미술품이다.
장 이사는 “주식을 사듯 수익을 내야 햐고, 유동성이 얼마인지만 생각하고 샀다 팔았다, 올랐다 내렸다를 기대한다면 스트레스만 받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미술 작품의 평균 회전율은 최소 5년, 평균 10년이다. 최근 인기 작가 중에는 거래 기간에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다. 즉, 내가 가지고 싶은 작품을 사야지, 오직 팔기 위해 작품을 사면 안 된다는 의미다.
장 이사는 본인이 실제로 미술 애호가이자 수집가다. 그가 가장 처음 산 작품은 2008년도에 김도균 작가의 사진 작품이다. 최근에는 전속 갤러리를 통해 이배 작가의 작품을 구매했다. 숯으로 스트로크(필법) 작업을 한 작은 작품이다. 장 이사는 “제 공간을 압도적으로 빛나게 해준, 제가 느낀 포만감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한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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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원 수건, 2100만원 찍다…요즘 영리치의 아트 투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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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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